TV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국내 TV 제조사의 수익성이 흔들리고 있다. LG전자의 TV 공장 가동률은 73%까지 떨어졌다.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가 거센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과 플랫폼 사업 강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TV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부의 공장 가동률은 73.3%로 전년 대비 3.9%포인트(P) 하락했다. 생산 수량은 1758만8000대로 전년보다 12.1% 감소했다. 2020년 102.3%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가동률이다.
2023년에도 가동률이 73.4%까지 떨어진 바 있지만 당시 생산 수량은 지난해보다 14.7% 많았다. TV 생산량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3년만에 생산량이 33.7% 감소한 것이다. 공장의 생산능력도 최근 2년 연속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TV의 평균 판매가격도 전년보다 4.5% 떨어졌다. 생산 감소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LG전자의 지난해 영상기기 매출은 16조2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줄었다. MS사업부는 지난해 75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 속에서도 마케팅 비용 증가와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TV 사업 부진은 삼성전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TV·모니터 등 영상기기 공장 가동률은 78.8%로 전년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2022년 이후 7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 수량은 2023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TV보다는 모니터 생산 증가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TV 평균 판매가격이 2024년보다 약 5% 하락했다. TV와 모니터 등을 포함한 영상기기 매출은 30조8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가전사업부는 지난해 약 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 기업의 TV 사업 부진은 글로벌 시장 침체와 맞닿아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규모는 약 2억800만대로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올해 성장률도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계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2028년까지 글로벌 TV 시장 성장률이 1.7%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침체 속에서도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중국 TCL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지난해 TV 시장 점유율도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한 15.3%로 집계됐다.
국내 업체들은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중심의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LCD(액정표시장치) TV도 출시해 고가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보급형 OLED TV를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다양한 크기의 OLED TV를 출시하고, 100인치와 115인치 초대형 TV 모델도 새롭게 추가할 방침이다.
플랫폼 사업 강화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webOS(웹OS) 생태계를 해외 TV 브랜드로 확장하며 콘텐츠·광고·서비스 사업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삼성 TV플러와 삼성 아트 스토어 등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해 플랫폼 수익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펜데믹 시기에 호황을 맞았던 TV 시장이 이후 교체 수요가 줄면서 전반적인 침체기에 들어선 상황"이라며 "올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TV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