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LNG 비중 35% 제지업계..."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촉각"

정진우 기자
2026.03.25 15:35

[미국-이란 전쟁]중동사태 장기화에 '에너지·원자재·물류' 등 3중 비용 부담

(로이터=뉴스1) =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항에 칼리스토 유조선이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다.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이란 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카타르가 한국 등에 LNG(액화천연가스) 장기 공급을 중단키로 하면서 국내 제지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제지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이번 중동사태 여파로 제조 원가와 물류비 전반에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종이를 말리는 과정(건조)에서 대규모 '스팀'(steam, 가열된 수증기) 공정을 거친다. 이때 많은 양의 전력과 가스가 필요하다. 이번 중동사태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에너지인 전력과 LNG가 약 35%에 이르는데,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제지 산업의 전체 제조원가 중 에너지 비용은 약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기준 제지업계의 에너지 소비 유형별 가장 많은 에너지원은 폐기물 소각(37.2%)이다. 이어 전력(26.4%)과 LNG(8.3%)가 뒤를 잇는다. 아직 2025년도 에너지 소비량은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지업계 에너지 소비 유형별 비중/그래픽=이지혜

정부에선 카타르산 LNG 수급이 중단되더라도 올해 말까지 사용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중동사태가 장기화 돼 실제 LNG 공급 차질이 나타날 경우 전력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국내 전기의 30%는 LNG로 만들어지는 만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전력공사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면 제지업계 공장 가동 효율은 떨어진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문제다. 국내 제지업계는 종이의 주원료인 펄프의 약 8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이 지속되면 펄프 수입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해상 운임도 걱정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할증료 부과와 운송 지연은 원재료 수급 불안정을 초래한다.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 등 제지업체들은 △생산 공정 에너지 절감 강화 △설비 효율 재점검 △핵심 원자재 선제 확보 및 적정 재고 수준 유지 △장기 운송 계약 선체결 △원가 변동 추적 및 손익 시뮬레이션 가동 등 각종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또 펄프 수입단가 상승과 수급 일정 차질에 적극 대응하는 등 업체들마다 비상경영 체제 전환도 고민하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 되고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제지업계는 에너지·원자재·물류 등 3중 비용 부담을 겪게 돼 원가상승 압박에 따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자제와 같은 조치를 취하는 등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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