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리스크' 뚫고 LNG선 릴레이 수주…"발주처 다변화 좋아"

최경민 기자
2026.03.30 17:10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이란 사태가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중심의 조선업 수주 릴레이는 지속되고 있다. 중동 수급 불안 리스크를 북미 등을 중심으로 한 'LNG 사업 확대에 따른 운반선 수요 증가'가 상쇄하고 있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3일 사이에 LNG 운반선 3척 수주 사실을 공개했다. 계약 규모는 약 1조1480억원이었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 25일 LNG 운반선 2척을 7563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LNG 운반선 발주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에도 차질없이 이뤄진 영향이다.

당초 이란 사태 발발 이후 LNG 물동량 감소가 LNG 운반선 신조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LNG 생산 거점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던 카타르가 한국 등에 '불가항력'을 공식 선언한 이후 이런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하지만 일단 LNG 운반선 발주와 수주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며 이런 분위기는 기우에 그치는 모습이다.

LNG 운반선이 주도하는 조선업 수주 사이클의 구조가 견고하다는 반증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LNG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며 운반선 발주가 자연스럽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올 들어 K조선의 LNG 운반선 수주량은 HD한국조선해양 10척, 삼성중공업 6척, 한화오션 4척에 달한다.

실제로 중동 내 수급 불안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LNG 운반선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에너지 회사 토털에너지스는 최근 미국 해상풍력 2개 사업을 포기하고, 해당 자금(9억3000만달러) 전액을 미국 LNG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텍사스·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LNG 터미널 건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쉘이 베네수엘라에서, 일본 인펙스가 호주에서 가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올해 LNG 운반선 수주/그래픽=임종철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LNG 공백을 (대체하기 위해) 준비하는 다른 프로젝트들이 있다"며 "중동 외 지역의 LNG 터미널 물량 증가는 (선사들이) 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타르측에 LNG 운반선을 인도하는게 힘들어졌다는 점 자체는 K조선에 악재가 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의 카타르 LNG 운반선 수주잔고는 64척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때 LNG 운반선 인도를 하지 못한다면 조선사의 현금 흐름은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장기적측면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카타르 입장에서 LNG 운반선을 필연적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일괄 취소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외 대체 프로젝트들이 이 공백을 얼마나 빠르게 메우느냐가 중요하다"며 "카타르발 공급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수입국 및 바이어는 미국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계약체결을 앞당길 수 있는데 발주처의 다변화는 장기적으로 조선업에 더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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