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2주간 휴전에 들어가면서 항공업계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휴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유류비 부담 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휴전이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한 만큼 수익성을 둘러싼 불안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 이후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장중 최대 19%까지 하락하며 급등세를 일부 되돌렸다.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가 반영된 영향이다.
유가가 안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업계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연료비 비중이 높은 만큼 유가 흐름은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이어진 고유가와 고환율 환경은 여객 수요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항공 여객수는 3344만754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2019년 1분기 3056만9932명보다 9.4%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보다 13.4% 늘어난 1105만9206명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동 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와 고환율 기조가 겹치며 항공사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비행기를 띄어도 사실상 적자가 나는 구조다 보니 연초만 해도 신규 취항과 증편에 나섰던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다시 운항 횟수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 속에서 휴전에 따른 유가 하락은 항공업계에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비용 상승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 여객 수요 위축이 예상된 만큼 단기적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시적 휴전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이 언제든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일 최종 합의를 앞두고 있지만 협상 상황에 따라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유가와 환율 변동성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요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저가 프로모션 영향과 발권 시점 기준으로 적용되는 운임, 유류할증료 폭등 등을 고려하면 현재는 항공편을 띄울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며 "이번 휴전으로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만큼 비용 부담 완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