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조선 3사(HJ중공업·케이조선·대한조선)가 1분기부터 잇따라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대형 조선사의 비주력 선종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를 겨냥한 고부가 선종 중심 수주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최근 유럽 지역 선주사로부터 총 3572억원 규모의 1만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 2월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처음 수주한 데 이은 추가 성과다.
HJ중공업은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선박을 선별 수주하며 수익성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탈황설비(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이 주력 제품이다. 실제로 2024년에는 79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지난해에는 8850TEU급 4척을 수주했으며 모두 이같은 친환경 사양이 적용된 선박이다.
아울러 HJ중공업은 동일 선형을 기반으로 한 LNG 이중연료(LNG DF) 추진 모델 개발도 완료했다. 환경 규제 강화와 친환경 연료 전환 수요 증가에 대응해 선주 선택지를 확대하고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J중공업과 함께 중형 조선사로 분류되는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역시 올해 들어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형 조선사가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않는 선종을 공략한다는 공통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 14일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약 1330억원 규모의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 13번째 동급 선박 수주로 1분기 만에 연간 수주 목표를 모두 채우는 성과를 거뒀다.
대한조선의 안정적인 건조 품질과 납기 준수 역량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친환경·고효율 선박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수에즈막스 시장 진출 이후 축적된 설계·생산 효율성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케이조선도 잇따라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 1일 유럽 선사로부터 5만 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14일에는 아시아 선사와 동일 선종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이달에만 총 4척, 3070억원 규모의 계약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유럽 선사와 같은 급 선박 4척(옵션 2척 포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 선박은 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를 반영해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3단계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향후 시장 변화에 대응해 LNG,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