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생산촉진세제, 직접 환급제 필요"…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토론회

김지현 기자
2026.05.13 04:04

법인세 감면방식 적자기업 혜택 못받아 실질효과 제한적
미사용분 제3자 양도 의견도… '생산·고용 뒷받침' 공감

국내 배터리·태양광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글로벌 자국 우선주의와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공급망과 산업생태계를 보호할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생산촉진세제 도입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LG에너지솔루션,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등 산업계 관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현장에선 특정 산업에 대해 기존 투자세액공제 방식이 아닌 국내 생산·판매를 기반으로 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이상곤 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현재 투자중심 세제지원은 일회성에 그치다 보니 생산과 고용의 국내정착 유인이 부족하다"며 "투자 이후에도 구조적 원가 차로 인해 해외생산 이전을 제도적으로 억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주홍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도 "국내 지원은 여전히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단계에 집중돼 있어 실제 생산과 가동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연계되는 직접적인 생산 인센티브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환급하는 직접환급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우섭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투자세액공제는 법인세를 감면하는 방식이다 보니 적자기업은 사실상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배터리 기업 상당수가 적자를 기록해 실질적인 지원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사용 세액공제분을 제3자에 양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 역시 제기됐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생산촉진세제 도입 국회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대규모 보조금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중국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국판 생산촉진세제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사업을 철수하면 글로벌 전기차 산업 전반을 중국이 장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배터리산업은 미래 산업일 뿐 아니라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지켜야 할 분야"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특정 산업의 자국 내 생산활동과 연계된 조세지원 제도를 시행 중이다. 미국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비롯해 청정수소 생산세액공제, 청정연료 생산세액공제 등을 운영한다. 일본은 전기차와 SAF(지속가능항공유), 반도체, 친환경 철강 등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생산촉진세제를 시행한다.

국내에서도 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약 9건 발의됐으며 재정경제부는 올해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국내 생산촉진세제 도입 추진계획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직접환급제와 관련, 조세부담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업계에서는 3년 연속 적자기업 등 적용대상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면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적기에 기업투자를 지원할 경우 더 많은 법인세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는 단순한 투자지원을 넘어 국내 생산과 고용유지까지 뒷받침하는 정책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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