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보수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기업의 법률 리스크 관리 방안

이동오 기자
2026.05.15 17:29

-신종수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판례평석

1. 쟁점 개요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본 규정상 '보수'의 외연에 연봉, 수당, 상여금, 특별성과급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모든 대가가 포함되며, 퇴직금 역시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급여로서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고 판시한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함으로써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 기능한다.

2. 주요 분쟁 유형 및 대응 포인트

가. 주주총회 결의 없는 이사 보수 지급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판결은 대표이사에게 지급된 '특별성과급'이 상법상 '이사의 보수'에 해당함에도 주주총회 결의를 흠결한 경우, 이를 부당이득으로 의율하여 반환 의무를 인정했다. 더불어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은 주주총회의 결의가 존재하였음에 대한 증명책임이 보수청구권을 주장하는 당해 이사에게 있음을 명시한 바 있다.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승인하면서 구체적인 보수는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위임한 경우에 이사회 결의가 없는 경우, 대법원은 정관 또는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보수 총액 내지 한도액만을 정하고 개별 이사에 대한 지급액 등 구체적인 산정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다만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이사회 위임의 적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이사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에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제한했으며(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판결), 나아가 정관상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규정된 이사 보수를 대표이사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조치는 한층 더 위법하다고 본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20. 선고 2020가합585514 판결 참조).

주주총회에서 이사 전원에게 지급될 연간 보수 총액의 한도만을 승인하였을 뿐 개별 이사의 구체적 보수 지급에 관하여 하등의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사회 결의마저 부재했던 사안에서, 하급심은 당해 보수 지급을 부당이득으로 판단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1. 4. 선고 2020가단306634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2. 15. 선고 2022가단237856 판결).

이사인 주주의 보수 결의 시 의결권 제한: 최근 대법원은 주주총회에서 개별 보수액뿐만 아니라 이사 전체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결의에 있어서도 당해 이사인 주주는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여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5다210138 판결). 이는 주주총회에서 산정된 이사의 보수한도액이 향후 개별 이사에 대한 구체적 보수액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주주인 이사의 보수 산정은 회사의 지배에 관한 사안이라기보다 당해 주주의 사적 이해관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나. 이사의 책임 추궁을 위한 주주대표소송 대응

주주대표소송의 의의: 주주는 이사의 임무 해태 등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음에도 회사가 스스로 당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지 아니하는 경우, 회사를 대위하여 직접 당해 이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제소 요건: 상법 제403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그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소의 제기를 청구할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위 청구를 수령한 날로부터 30일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에는, 당해 주주가 회사를 위하여 직접 제소할 수 있다(상법 제403조 제3항).

이사 보수 지급에 대한 주주대표소송: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총액만을 승인하고 개별 이사의 구체적 보수 산정을 이사회에 위임하였음에도 이사회 결의를 흠결한 경우, 주주는 회사에 대하여 위법한 보수 지급에 기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 제기를 요구할 수 있으며, 회사가 30일 내에 제소하지 아니할 시 회사를 대위하여 당해 이사 등을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3. 시사점 및 대응방안

이사 보수 관련 분쟁은 상법 제388조의 강행규정적 성질에 연원하여 사후적 추인이나 묵시적 동의가 유효한지 문제되고 있으며, 특히 1인 회사가 아닌 이상 지배주주의 승인만으로 주주총회 결의를 갈음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분쟁 발발 시 내재된 법률적 리스크가 지대하다.

설령 개별 이사에 대한 보수 지급과 관련하여 명시적인 이사회 결의를 흠결하였더라도, 주주총회나 노사협의회 등 법인의 공식적 기구를 통해 일반 직원과 동일한 기준의 인상률이나 상여금 지급 지침이 논의 및 승인되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여, 부당이득 반환 의무의 성립 및 그 범위에 관해 적극적인 법리적 방어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업 내부적으로는 이사 보수와 관련된 제반 절차가 상법 및 정관에 부합하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사전적 법률 검토가 필수적이며, 분쟁이 가시화될 경우 회사법 전반에 관한 전문적인 법리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방어 전략을 수립하여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신종수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