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이어 유럽 내 방산 요충지로 꼽히는 루마니아에 'K방산' 기업들이 출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인 전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차세대 무인 전장 플랫폼을 앞세워 미래 전장 기술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 현대로템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은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BSDA 2026'에 참가했다. BSDA는 발칸 지역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 행사에는 36개국 550여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 전선 국가인 루마니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재무장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32년까지 약 399억달러 규모의 무기체계를 도입해 전력을 증강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특히 현지 수주뿐 아니라 주변 동유럽 및 NATO 회원국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전세계적으로 무기체계 현대화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K방산 기업들은 이번 전시에서 무인 플랫폼 기술을 전면에 배치했다. 지상 방산의 대표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과 이 기종을 토대로 독자 개발한 그룬트 등을 선보였다. 에스토니아의 밀렘 로보틱스와 협력해 개발한 궤도형 무인 차량 테미스-K도 소개했다. 여기에 K9A1 자주포 실물과 다연장 유도미사일 천무 등 화력 체계,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등을 전시했다.
지난 15일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성능 시연 행사에 참가하기도 했다. 부쿠레슈티 인근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을 비롯해 그룬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등의 시연을 진행했다.
현대로템도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비롯해 무인소방로봇, 다족보행로봇 등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K2 전차를 포함해 구난전차, 교량전차, 장애물개척전차 등 주요 방산 제품 라인업도 선보였다.
LIG D&A는 지상과 해상, 공중을 아우르는 첨단 포트폴리오를 내세웠다. 해궁(K-SAAM)과 천궁(M-SAM-II) 등 대공방어체계는 물론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CIWS(해상용 근접방어 무기)-II 등 미래전에 대비한 정밀타격체계를 공개했다. 해검-2, 해검-5 등 무인수상정과 자율무인 잠수정(AUV) 등 해상 무인화 전력도 전시회에 참가한 글로벌 방산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
한화시스템은 항공기와 차량, 열차 등 표적 식별은 물론 재난·재해 발생 시 피해 규모 산정이 가능한 AI(인공지능) 기반 위성 영상 분석 솔루션을 내놨다. 여기에 AI가 기뢰를 탐지하고, 자폭해 제거하는 차세대 기뢰 제거 처리기도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루마니아를 통해 유럽에서의 K방산 입지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며 "첨단 무인체계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