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보다 직원이 먼저 이익 차지? 삼성 노사, 합의해도 '논란'

최지은 기자
2026.05.17 17:23

성과급 분쟁이 남긴 숙제...삼성전자 '이익배분 논란 확산', 주주들 법적 대응 검토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05.06.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노사 문제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이 '노사 대 주주' 간 충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는 가운데 영업이익 배분 과정에서 주주의견이 배제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어서다. 노사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초과이익 배분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현재 정부·정치권·삼성전자 노사의 논의에서 주주는 완전히 배제돼 있다"며 "상법상 주주권의 행사를 위해 주주들을 결집하려 한다"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앞서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 측이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기반 성과급 제도화'가 상법상 자본충실 원칙과 이익배당 체계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업이익은 세금과 이자비용, 투자 재원 등이 차감되기 전 수치인 만큼 이를 우선 배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주주 재산권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주운동본부는 노조가 오는 21일 파업에 돌입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영업이익의 일부분을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지급할 경우에도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위법행위 유지청구권(가처분)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노사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갈등의 축이 '노사 간 대립'을 넘어 '노사와 주주 간 이해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성과급 재원 산정 방식과 기업 이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면서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주주권과 기업 재무원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처럼 수백만 명의 소액주주가 있는 상장기업에서는 노사 협상 역시 주주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공언한 기업인 만큼 노사 합의 내용이 이와 상충하지 않는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삼성전자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상장사 노사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국내 산업계에서 갖는 상징성과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번 협상 결과가 향후 기업들의 성과급 체계나 노사 협상의 새로운 기준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익 배분 구조와 관련한 논쟁은 다른 상장사로도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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