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DX(디지털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시장 개편 과제로 '한국형 유연안정성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기업에는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보장하고 근로자에게는 재취업 지원과 고용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고용유연성 제고 및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한 노동시장 개편방향 세미나'를 열고 AI·DX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시장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산업별 특성에 맞춘 고용유연성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기술혁신산업의 경우 직무·성과 기반 보상체계와 유연근무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 분야에서는 배치전환 제도를 정비해 생산공정과 수요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내부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해 고령층과 청년층을 위한 고용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금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한 고령근로자를 직접지원하는 일본의 '고령자고용계속급부' 제도를 벤치마킹해 계속고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과 관련해서는 "일본이 '취직빙하기 세대'를 단순 청년실업 문제가 아닌 장기화한 구조적 실패로 보고 중앙·지방정부 차원의 일자리 매칭과 공공부문 채용 등을 지원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원기 성신여대 교수는 미국 사례를 바탕으로 실업급여와 재취업 지원연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경기 악화시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13~20주 추가연장하는 확장급여 제도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송원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유연성과 안정성이 대립하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견인하는 '한국형 유연안정성'의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대일 서울대 교수는 "경직적인 고용보호 규제가 청년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고용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고용유연성과 실직자 보호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