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영입이익 N% 성과급'을 골자로 한 임금교섭안 합의 절차를 모두 끝냈다. 국가 경제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타격 전망까지 낳았던 반도체 공장의 파업 우려는 씻었지만 내부 갈등과 주주반발 등 후폭풍은 남았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으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은 27일 오전 10시까지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원 찬반 투표를 마감한 결과 합의안이 찬성률 73.7%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성과급 논의에서 소외된 완제품 중심의 DX(디바이스경험)부문 조합원의 반발 등으로 진통을 겪었으나 조합원 다수를 차지한 DS(반도체)부문 직원들의 찬성 투표로 이변없이 통과된 것으로 보인다. 공동교섭단은 이날 오전 11시 사측과 임금협약 조인식을 진행한다.
이로써 지난해 12월11일 노사 상견례 이후 총파업 직전까지 치달으며 극한 대치를 이어오던 협상은 167일만에 모든 절차를 마치고 잠정합의안은 법적 효력을 갖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 주무부처 장관들이 모두 나서 압박과 중재를 병행했고 경제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고개 숙여 대국민사과를 하는 등 국가 경제의 뿌리인 반도체 라인의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다.
합의안에 따라 SK하이닉스에 이어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에도 'N% 성과급' 체계가 도입됐다. 내년초 지급될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부문 40%, 사업부 60%로 정해졌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 적자사업부에 대해서는 공통 지급률의 60%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적자사업부 기준은 2027년분부터 적용된다. 성과급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340조원을 가정하면 DS부문의 1인당 특별성과급은 메모리사업부 6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 1억8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생산하는 DX부문 직원들은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을 제외하면 600만원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받는데 그쳐 메모리사업부와 약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당분간 내부갈등이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파업 걱정은 없어졌지만 갈등수습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DX부문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전날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데 이어 잠정합의안 자체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도 신청한다.
주주반발도 숙제다. 주주단체 등은 세금과 주주배당을 떼기도 전인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먼저 지급하는 방식에 문제제기를 한다. 주주총회를 거쳐 성과급이 지급돼야 한다는 주장 등을 내세우며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에 유사한 'N% 성과급' 요구가 번지는 점도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 세계가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면서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우리 사회도 현재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미래를 위해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