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7차 최고가격제가 오는 19일부터 시행된다. 최고가격제 시행 3개월째를 맞아 정유업계의 누적 손실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손실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원가 산정 기준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손실 산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최고액 정산위원회의 조기 출범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석유제품 7차 최고가격제는 오는 18일 발표돼 19일 0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치솟을 우려가 있을 때 산업통상부 장관이 정유사 공급가격에 최고가를 설정·고시해 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제도다. 지난달 22일 0시부터 적용된 6차 최고가격은 보통휘발유 기준 리터당 1934원, 경유와 등유는 각각 1923원과 1530원이다.
최고가격제 시행 3개월째를 맞으면서 정유업계의 손실 규모는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5월 말까지 누적 손실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식판매가격(OSP)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운임 부담 등으로 실제 원유 도입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11일 배럴당 101.11달러에서 이달 11일 88.57달러로 12.4% 하락했다. 그러나 중동산 원유 도입가격에 추가로 반영되는 OSP 프리미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OSP는 배럴당 2월 0.3달러에서 5월 19.5달러로 급등한 데 이어 6월에도 15.5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1일 1475원에서 이달 11일 1519원으로 약 3.0% 상승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1559.50원까지 치솟으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를 일부 상쇄했다. 원유 도입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 최고가격제로 내수 판매가격은 통제되고 수출량까지 제한되면서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주중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업계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고시 제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고시에는 정유사 손실 보전 기준을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가격(MOPS)이 아닌 실제 원유 도입가와 보험료, 운송비 등을 반영한 회계상 원가로 적용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보전 규모를 좌우할 세부 기준은 정유사들의 자료 제출과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유 4사는 실제 보전 규모를 좌우할 세부 기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계상 원가 인정 범위를 비롯해 원유 매입 시점과 재고 평가 방식, 내수·수출 물량 간 원가 배분 기준, 수출 이익 반영 여부 등에 따라 최종 보전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쟁점은 최고가격제 도입 초기부터 제기됐지만 시행 3개월째인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MOPS가 아닌 원가 기준으로 손실을 보전한다는 원칙만 정해졌을 뿐, 어떤 원가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아직 없다"며 "정유사들의 자료 제출과 손실 산정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마련돼야 하고, 고시에 구체적인 기준이 담기지 않는다면 위원회 발족의 조기 출범이라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