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언제든 교체… 충격요법 나선 유통가

유엄식 기자
2026.06.18 04:15

롯데 하이마트 등 실적부진·신세계는 스벅 마케팅 논란
정기인사 前 잇단 인적쇄신

국내 양대 유통 대기업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전격 교체하는 '충격요법'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각각의 인사배경과 시점은 다르지만 회사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면 연말 정기인사까지 기다리지 않고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경고음'을 보낸 것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3월24일 편의점 계열사 세븐일레븐 대표를 교체한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가전 양판점 계열사 롯데하이마트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두 회사 모두 경영악화로 실적부진이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븐일레븐 신임 대표를 맡은 김대일 부사장은 AT커니,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팅회사를 거쳐 네이버와 상미당홀딩스 IT(정보기술) 계열사 섹타나인에 몸담았다. 세븐일레븐은 1988년 운영사 코리아세븐 설립 이후 38년간 롯데그룹 출신 인사가 대표를 맡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에 앉혔다.

신 회장은 롯데하이마트 대표도 외부 인사로 바꿨다. 새 대표에 선임된 김종윤 부사장은 구글, 맥킨지앤드컴퍼니, 야놀자 등을 거치면서 AI(인공지능), 데이터 기반 운영체계 경험을 두루 갖췄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하이마트의 사업모델을 혁신하고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두 인사 모두 공식발표 직전까지 회사 내부에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깜짝 인사'였다. 그동안 그룹 지주사 주도로 연말 정기인사를 발표한 형식을 깨고 수시 인사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신 회장은 최근 그룹의 핵심과제로 AI 전환(AI Transformation·AX)을 강조해 이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 영입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용진 회장은 지난 5월3일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수장을 교체했다. 경영전략실은 총수일가 보좌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의 경영과 사업, 재무, 인사, 홍보 등을 총괄하는 실무선의 최종결정권자다. 앞서 경영전략실장을 맡은 임영록 사장은 CJ그룹과의 유통·물류협력 등 주요 현안에서 성과를 냈지만 올해 초 그룹의 새 먹거리인 AI 사업 주체 조율문제로 그룹 내 전략 방향에 혼선을 준 점에 책임을 지고 2년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SCK)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촉발된 지난 5월17일 당일 손정현 대표를 해임했다. 정 회장은 이튿날 본인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1주일 뒤인 26일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지난 8일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의 각자 대표이사를 직접 맡겠다고 발표했다. 정 회장이 2013년 이후 13년 만에 이마트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분 67.5%를 보유한 SCK의 최대주주로 이번 사태수습과 재발방지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청라, 국내 최대규모 AI센터 부지 선정 등 대형 사업을 맡은 계열사로 정 회장이 대표로서 신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CK 신임 대표엔 과거 이 회사의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한 신동우 전무가 내정됐다. 정 회장과 함께 신세계프라퍼티를 이끌 전문경영인 각자 대표엔 이형천 전 개발본부장이 낙점됐다. 신속한 위기수습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부 출신 인사를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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