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로 번지는 AI 메모리 수요.."2027년 이후에도 공급 부족"

최지은 기자
2026.06.25 16:50

삼성·SK도 장기계약으로 수요 대응

/사진=뉴스1

마이크론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배경에는 급증하는 AI(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수요가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최고경영자)는 2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진행하며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수요가 여전히 업계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타이트한 수급 환경은 2027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성장을 이끈 것은 데이터센터 사업이다. AI 시스템의 성능이 메모리 속도와 용량에 크게 좌우되면서 메모리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용 D램·낸드 비트(bit·용량 기준) 출하량이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활용이 대규모 학습을 넘어 실시간 추론과 AI 에이전트로 확대되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는 물론 CPU(중앙처리장치)와 스토리지에 탑재되는 메모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론은 또 자율주행차에 이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도 새로운 메모리 수요처로 지목했다. 자율주행차는 주행 중 방대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기존 차량보다 훨씬 많은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필요로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한 대당 자율주행차보다 10배 이상 많은 메모리를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흐로트라 CEO는 "자율주행차와 로보틱스, 휴머노이드의 동반 성장은 메모리와 스토리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견조한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2030년을 전후해 수십 년간 이어질 대규모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요 고객사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LTA(장기공급계약) 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날 4곳의 초대형 고객사를 비롯해 소비자·데이터센터·자동차 분야의 총 16개 고객사와 LTA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소비자·데이터센터용 메모리가 5년, 자동차용 메모리가 3년이다. 최소 2030년까지 수요 가시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 가운데 14건의 RPO(잔여계약의무) 계약은 최소 가격 기준을 적용해도 누적 계약 규모가 약 1000억달러(약 154조2700억원)에 달한다. 마이크론은 이같은 계약을 통해 220억달러(약 34조원)의 선급금과 재무 약정도 확보했다. 선급금은 계약 기간 동안 보유한 뒤 계약 종료 시 반환하는 구조다. 일부 계약에는 고객이 계약 물량을 실제 구매하지 않더라도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테이크 오어 페이(Take-or-Pay)' 조항도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요 고객사와 3~5년의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어 유사한 계약 구조를 적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AI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수요 증가와 장기공급계약 확산으로 메모리 산업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 계약으로 수년치 물량을 미리 확보하면서 과거처럼 업황에 따라 실적이 급변하는 사이클 산업의 특성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메모리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첨단 메모리 공정의 복잡성이 높아지고 인허가 절차와 전력 인프라 구축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공급 부족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생산능력이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되면서 일반 D램과 낸드 공급은 더욱 빠듯해지고 있다. 메흐로트라 CEO는 "2028년부터 공급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공급이 언제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가시성이 없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뉴스1)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품 ‘HBM4E 웨이퍼’에 사인을 남겼다.(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6.6.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타이베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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