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영남권을 자율주행, 미래 항공·우주 등 글로벌 첨단산업 거점 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10년 동안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3일 경상남도 진주시 경상대학교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런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달 29일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의 후속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의 영남권 사업은 △AI DV(인공지능 기반 고도 자율주행차) 제조 허브 구축 △핵심 부품 클러스터 구축 △제조 특화 AI(Manufacturing AI) 기반 제조 혁신 △미래 항공·우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으로 구성됐다. 첨단 분야 투자로 근원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미래 기술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한다는 목표다.
이날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모체가 되는 영남권에 신사업 분야 추가 투자를 실시해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영남권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세계 최대 단일 완성차 공장인 현대차 울산공장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 핵심 기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울산 EV(전기차) 공장을 포함해 최첨단 자동화, 통합 생산체계를 갖춘 AI DV 제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AI DV는 AI가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 수준인 자율주행 '레벨4' 이상 AI DV까지 기술을 고도화한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은 수소 모빌리티와 청정에너지 산업 확대를 뒷받침할 전략적 생산기지로 건설한다. 이곳에서 양산하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물을 전기 분해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기는 차세대 수출 주력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울산에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 △대구에 현대모비스 모터·제어기 생산라인 △경남 창원에 현대위아의 전기차용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 등 미래 핵심 부품 클러스터를 신설한다. 전동화 핵심 기술 투자로 밸류체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제조 특화 AI 기술을 바탕으로 지능형 제조 혁신 속도를 높인다.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제조 특화 AI 기반 지능형 공장은 AI가 생산 설비, 물류, 품질 관리 등 공장 전반을 스스로 판단·관리해 최적의 생산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설이다.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제조 거점이 다수 위치한 영남권은 첨단 제조 혁신의 실증과 확산을 위한 최적지로 평가된다. 오랜 기간 글로벌 제조 거점을 통해 축적한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 특화 AI 모델을 만들고,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 혁신을 주도하는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운영 과정에서 획득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는 글로벌 AI 경쟁에 있어 기업 단위 자산을 뛰어넘어 국가 수준의 피지컬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도심 항공부터 우주 발사체, 달 탐사에 이르는 미래 항공·우주 모빌리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그룹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 전문 법인 슈퍼널은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반의 차세대 기체를 영남권에서 병행 개발해 국내 미래 항공시장 선도를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 또 우주 발사체 엔진을 비롯해 자동차와 로봇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자율주행 및 AI 기술을 적용한 달 탐사 로버(Rover) 제작 등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고도화해 우주 산업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투자도 단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소형모듈원전(SMR)과 해상풍력, 수전해 플랜트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향후 차세대 수출 품목으로 육성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한 그룹의 제조 역량을 미래 첨단산업 분야로 확장해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대체 불가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나아가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