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칼럼 '지적·경계 분쟁'에서 살펴봤듯, 신축 공사 현장에서 최신 측량 결과를 근거로 이웃에게 건물 철거·토지 인도를 요구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이번 회차에서는 그런 상황에 놓인 토지 소유자가 실제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살펴본다.
■ 첫 번째, 측량 방법부터 따져보자
상대방이 '최신 측량'을 근거로 경계 침범을 주장한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측량이 법적으로 유효한 경계복원측량인지 여부다. 경계복원측량은 토지가 등록될 당시의 측량 방법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건축주가 신축 설계를 위해 의뢰한 현황 측량이나 일반 지적측량은 그 자체로 법적 경계를 확정하는 효력이 없다.
이를 확인하려면 상대방이 제시하는 측량 성과도를 입수하여 어떤 기준점을 사용했는지, 등록 당시 방법이 적용되었는지를 전문가를 통해 검토받아야 한다. 측량 방법 자체에 흠결이 있다면, 그 결과는 경계 침범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법원에서 다툴 수 있다.
■ 두 번째, 오랜 점유 현황을 기록으로 남겨라
해당 토지와 구조물의 오랜 점유 역사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수집해야 한다. 건축물대장·등기사항증명서·항공사진·지적도 사본 등 공적 자료가 핵심이다. 특히 건축물대장의 현황도는 구조물의 위치와 경계 관계를 보여주는 공적 장부로서 중요한 증거가 된다. 건물 등기의 경우에도 등기 당시 건물 현황에 관한 도면편철장까지 발급받아 보아야 한다. 또한 과거 사진, 이웃 주민들의 진술, 각종 민원이나 행정 처리 내역도 유용하다. 수십 년간 해당 구조물이 사실상 경계로 통용되어 왔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라면 무엇이든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 세 번째, 가처분등 임시의 보전처분
상대방이 이미 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경우, 시간이 중요하다. 공사가 완료되어버리면 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상황이 된다. 이런 경우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민법 제214조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및 방해예방청구권, 그리고 민법 제242조의 경계 부근 건축 이격거리 의무 위반을 근거로 가처분을 구할 수 있다. 특히 민법의 상린관계 규정에 따르면 이웃과의 경계는 반미터를 이격거리로 한다. 전체 공사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되는 경계 부분의 특정 작업만 한정하여 금지를 구하는 방식이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 네 번째, 경계확정의 소송
경계 자체에 다툼이 있다면, 경계확정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 소송을 통해 법원이 정당한 경계를 확정하면 이후 분쟁의 기준이 된다. 상대방이 자력으로 공사를 강행하는 상황이라면, 경계확정 소송을 제기하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지시키는 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 형사상의 경계침범 문제
민사상 경계확정과 별도로 경계를 훼손하는 경우 민사와 다른 법적 기준에서 형사상 경계침범이나 손괴죄가 문제될 수 있다. 이웃간에 양측은 일방적인 진행보다는 서로의 상황을 살피고 위법을 저지르지 않는 선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철거 요구와 공사 강행 앞에서 당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감정보다는 냉정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글 로투마니 법률그룹 전세경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