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차 시장이 커지는 동안 국산차의 몫은 오히려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국산차 내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92%까지 올랐지만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새 5%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70%선이 무너졌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상반기 등록 대수에서 테슬라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승용차 신차 등록 대수는 76만5631대로 전년 동기(75만4146대) 대비 1.5% 증가했으나 국산 승용차 등록은 61만5994대에서 58만1229대로 5.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차 비중은 18.3%에서 24.1%로 뛰어 4대 중 1대를 차지했다.
국산차 내부만 보면 현대차·기아의 지배력은 오히려 강해졌다. 국산 승용차 등록에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 합산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91.2%에서 올해 92%로 높아졌다. 전기차 신차를 앞세운 KG모빌리티(KGM)를 제외하면 중견 업체들의 입지가 더 좁아진 결과다. 중견 3사 중 KGM만 2만3대로 15.4% 늘었고 르노코리아(2만1428대)와 쉐보레(5144대)는 각각 24.5%, 38.8% 감소했다.
다만 이는 국산차끼리의 경쟁에 국한된 얘기다.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승용차 시장으로 넓히면 현대차·기아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74.5%에서 올해 69.8%로 4.7%포인트 떨어졌다.
그나마 실적을 방어한 곳은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 기아다. 기아는 쏘렌토, 스포티지 등 RV(레저용 차량) 중심의 주력 차종과 EV3, EV5 등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워 승용 등록 대수가 26만1974대에서 26만8868대로 2.6% 늘었다. 반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29만9901대에서 26만5786대로 11.4% 줄었다.
특히 제네시스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상반기 등록 대수가 6만2898대에서 4만7824대로 24% 급감하며 5만6147대를 기록한 테슬라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제네시스가 테슬라의 3배를 넘었지만 1년 만에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주력인 △G80(-25.1%) △GV70(-18.1%) △GV80(-29.5%) 모두 등록 대수가 줄었다. 브랜드 파워에 더해 가격도 낮춘 테슬라가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와 BYD의 공세는 거셌다. 테슬라의 상반기 등록 대수는 1만9222대에서 5만6147대로 192.1% 폭증했다. 모델Y는 4만3361대가 등록돼 현대차 그랜저(3만8526대)를 제치고 국산·수입을 통틀어 기아 쏘렌토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랐다. BYD는 1만1675대를 기록, 수입 브랜드 4위에 올라섰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신차 출시로 반격을 노린다. 지난달 신형 그랜저는 9741대가 등록돼 전년 동월 대비 97.3% 급증하며 국산 모델 1위에 복귀했다. 다음달 신형 아반떼에 이어 투싼과 싼타페 출시도 예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