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열폭주 잡는 에쓰오일 신무기는?[R&D인사이드]

김도균 기자
2026.07.09 05:30

⑪액침냉각유 시장 진출

[편집자주] 최근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도 한때는 상상에 불과했다.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아이디어를 실험대 위에 올리고 실패를 반복하며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손에서 탄생한 기술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때로는 산업의 방향을 바꿔왔다. 이같은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진을 머니투데이가 만나봤다.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S-OIL) 본사. 신종철 에쓰오일 윤활영업부문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에쓰오일

"전기차 보급이 늘면 엔진오일 수요는 줄어들테니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면서 액침냉각유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S-OIL) 본사에서 만난 신종철 윤활영업부문장(사진)은 "내연기관 시대 이후 정유사의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활유 기술을 미래 산업용 열관리 시장까지 확장하는게 목표"라고 제시했다.

액침냉각은 서버와 배터리, 반도체 등 고발열 부품을 절연성이 높은 냉각액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기술이다. 첨단 소재처럼 보이지만 정유 공정에서 나왔다. 윤활기유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기유가 원료여서다. 신 부문장은 "엔진오일과 윤활유 사업을 오랫동안 지속해오면서 축적한 기술이 지금 액침냉각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유사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정제 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과 함께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중심으로 액침냉각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신 부문장은 "공랭식은 대규모 공조장치와 냉각 설비가 필요해 전력 소모가 크다"며 "액침냉각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은 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 액침냉각유/그래픽=이지혜

기술적으로는 상용화에 근접했지만 고객사의 심리적 장벽은 넘어야 할 과제다. 반도체·배터리 등을 액체에 직접 담그는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 부문장은 "데이터센터 운영사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실증 데이터와 성공 사례가 쌓이면 시장은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에쓰오일은 원유 공급 안정성에 기반한 균일한 품질을 내세우고 있다. 같은 공정이라도 원유의 성상에 따라 정유 제품 품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에쓰오일은 아람코에서 공급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를 안정적으로 들여오는 회사다. 신 부문장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진행한 테스트에서 경쟁사 제품은 일부 부품 팽창이나 코팅 손상이 나타난 반면 에쓰오일 제품은 변화율이 거의 없었다"며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균일한 품질의 원유를 공급받다 보니 품질 편차가 적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쓰오일은 기존 윤활유 사업에서 이미 입증한 안정성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신 부문장은 "해당 기유는 이미 변압기 절연유 등 액침냉각보다 더 가혹한 운전 환경에서 장비 손상 없이 성능을 검증받았다"며 "액침냉각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쓰오일은 아울러 전기차 영역으로 확장을 모색 중이다. 실제로 일부 대형 차종을 중심으로 국내 업체와 협업해 실증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승용 전기차까지 확대하려면 냉각유 무게로 인한 전비 저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 부문장은 "냉각유 자체 무게가 추가되기 때문에 전비(전력 효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열전달 효율을 높여 더 적은 양의 냉각유로 성능을 구현하는게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성숙 이후에 액침냉각을 윤활사업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성장시키는게 목표"라며 "반도체만 한국을 먹여 살리는게 아니라 정유와 윤활 산업 역시 중요한 국가 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S-OIL) 본사에서 만난 신종철 에쓰오일 윤활영업부문장의 모습./사진제공=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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