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이후 노노(勞勞) 갈등과 사회적 논란 확산 등과 관련해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거고사추 지만계일'(居高思墜 持滿戒溢)을 인용하며 "정부의 정책이든 기업의 운영이든 항상 국민을 바라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거고사추 지만계일'은 높은 곳에 있을 때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고 가득 찼을 때 넘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둘러싼 이견으로 5개월여간 협상을 이어오다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 하루 전인 지난 5월 20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협상 타결 이후에도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을 중심으로 보상 격차 해소를 요구하는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삼성전자 성과급 등을 계기로 초과이윤 배분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헌법 119조의 범위 내에서 원칙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 119조에는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 이 위원장은 삼성이 최근 발표한 2030조원 규모의 메가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준감위 안건으로 올라오면) 투자 계획이 어떤 계기에서 시작됐는지 살펴보고 준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절차인지 검토할 것"이라며 "다만 준감위는 경영을 위한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경영상의 판단까지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준감위 안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준법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독자적으로 메가 투자 계획에 대해 검토해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준감위에서 검토 중인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하반기 중점 활동과 관련해서는 "노사 문제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의견을 좀 더 구체화하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