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 소주·반값 커피… 초저가 경쟁 확산

정진우 기자, 차현아 기자
2026.07.24 04:00

고유가·환율에 치솟는 물가
소비자들 가격 민감도 커져
버거매장서 '치맥' 판매 등
가성비 마케팅 당분간 지속

유가폭등과 원/달러 환율상승 여파에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외식·식품업계가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한 파격적인 '가성비·초저가 마케팅'에 속도를 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2%로 2023년 12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시장가격의 절반 이하로 맞춘 초저가상품과 가성비 패키지상품이 인기를 끈다.

지난 4월 선양소주가 내놓은 990원짜리 '착한소주'는 2개월 만에 500만병 팔렸고 최근까지 누적판매량은 700만병으로 추산된다. 오는 10월쯤엔 판매량이 1000만병에 육박할 전망이다. 착한소주는 골목상권 동네슈퍼 전용으로 출시돼 입고와 동시에 완판되는 품귀현상을 빚었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가 원재료 공동구매와 공정효율화를 거쳐 지난 2월에 출시한 2500원짜리 '어메이징 불고기버거'는 현재까지 70만개 이상 판매됐다.

제빵과 커피 브랜드도 초저가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초부터 간식빵 3종(도넛 깨찰이, 갈릭 꼬구마, 단짠 쏘시지)을 990원에, 식사대용 샌드위치인 '한입만 에그마요롤'과 '한입만 햄치즈롤'을 1990원에 선보였다. 커피빈코리아는 이달 31일까지 2001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청년고객을 대상으로 대표 시그니처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약 50% 할인된 특가에 제공하는 '청년 아메리카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초저가 마케팅 전략 내세운 기업들/그래픽=김지영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매장도 '가성비 치맥집'으로 변신 중이다. 고물가 속에 가성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가볍게 술을 즐기려는 문화가 맞물린 결과다. 점심시간 외에도 맥주를 곁들여 저녁 손님을 잡으려는 프랜차이즈와 최근 주류수요 감소로 어려워진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단 해석도 있다.

파파이스는 다음달 말까지 전매장에서 '여름 치맥세트'를 판매한다. 치맥 1인세트(6200원)는 레그 순살치킨 2조각에 생맥주 1잔, 치맥 2인세트(1만5200원)는 순살치킨 3종 총 6조각에 케이준 후라이 2개와 생맥주 2잔으로 구성했다.

KFC는 현재 전국 220개 매장에서 생맥주와 캔맥주 등을 판매한다. 서울 신사역점·상도역점, 대구 황금동점·평리점 전국 4곳에서는 고객이 직접 들고 온 위스키나 와인 등 원하는 술을 치킨, 버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콜키지 프리 매장'을 운영하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밤 9~10시 치킨단품 주문시 1개를 더 주는 '치킨나이트'를 운영하며 저녁과 야식 수요를 공략한다.

이처럼 초저가·가성비 패키지 흥행에 힘입어 주요 기업들은 초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원가절감과 유통구조 개선 등 지속가능한 초저가 라인업을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 장기화로 가성비가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생존 요건이 됐다"며 "소비자들은 가격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당분간 초저가 마케팅 경쟁은 더욱 정교하고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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