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체크리스트]⑦FA-50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전투 능력을 수행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KAI(한국항공우주(129,800원 ▼600 -0.46%)산업)의 FA-50을 1년간 비행해본 폴란드의 한 중령은 FA-50에 대한 만족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존에 운용해온 러시아 전투기 미그(MiG)-29와 비교해 지상 목표물 공격에 특화된 다양한 전투체계를 높이 평가했다. 사용법과 정비 시스템이 직관적으로 설계돼 있어 처음 접하는 조종사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과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초음속 경공격기 FA-50은 KAI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산 수출품 중 하나다. 실전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공군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150대 이상을 수출했다. KAI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실제 작전 현장에 투입되면서 전투 능력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졌다"며 "한국 공군의 안정적인 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된 성능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A-50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다. KAI의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경공격기라는 이유로 저가형 모델이나 보조 전력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조사인 KAI 역시 글로벌 항공업계의 후발주자로 여겨졌던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글로벌 항공 시장을 개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F-16·F-35나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 쟁쟁한 전투기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KAI는 가격 경쟁력과 검증된 비행 성능, 다양한 전투체계를 앞세우며 독자적인 시장을 만들어냈다. 상대적으로 국방 예산과 군사 인프라에 한계가 있는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고 해서 성능까지 타협한 것은 아니다. FA-50의 가장 큰 특징은 다기능 레이더를 비롯한 전투체계를 충실히 갖췄다는 점이다. 다기능 레이더는 다수의 공대공·공대지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으며 주야간이나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무장을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탑재할 수 있는 무장도 다양하다. TA-50 전술입문훈련기에 적용된 기존 공대지 무장에 더해 정밀 타격이 가능한 GPS 유도 방식의 합동직격탄(JDAM) 공대지 유도폭탄을 운용할 수 있다. 목표물을 정밀하게 식별하는 스나이퍼 표적획득장비를 탑재해 레이저 유도 방식의 GBU-12 유도폭탄을 이용한 정밀 타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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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공 무장 능력 역시 확대했다. 기존 AIM-9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에 더해 헬멧장착형디스플레이(HMD)를 활용해 공격 범위를 넓힌 AIM-9X 공대공 유도탄을 탑재할 수 있다.
조종사가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할 수 있도록 생존 장비는 강화했다. 미확인 전자기파를 탐지해 위협을 식별하는 레이더경보수신기(RWR)와 추적을 회피하기 위한 전자방해책투발장치(CMDS) 등을 갖췄다. 공중급유 능력과 300갤런 외부 연료탱크 등도 갖춰 작전 반경과 임무 수행 능력을 높였다.

KAI는 기존 FA-50 운용국에 더해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공략 시장은 동유럽이다. 폴란드를 시작으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슬로베니아 등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유럽 현지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 중 하나다. 2023년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에 기지사무소를 열어 FA-50 고객·기술 지원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해 6월에는 바르샤바에 유럽 법인을 신설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집트, 모로코 등 아프리카에서도 FA-50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동, 동남아에서도 수출국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KAI 관계자는 "FA-50은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임무를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강점과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경쟁 기종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AI의 다음 눈길은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에 가 있다. 2015년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후 10년 넘게 개발을 이어왔으며 이달 중 공군 인도를 앞두고 있다. KAI는 KF-21 역시 경쟁 기종 대비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최신 전투기로 풀 디지털 기술이 적용돼 우월한 기동성과 첨단 소프트웨어 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확장성 역시 강점이다. KAI는 내부무장창 설계와 스텔스 성능 고도화, 유·무인 복합체계를 지휘할 인공지능(AI) 파일럿 개발, 항전 성능 개량 등 KF-21의 성능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기존 FA-50을 도입한 국가들과 중동 지역 국가들에서는 KF-21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 관계자는 "고성능 전투기 소요가 있는 국가들에는 가성비 높은 KF-21이 매력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