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 교체 주기가 본격화되면 대규모 폐배터리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상반기에 충북 청주공장에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에 돌입했다. 해당 설비는 지난해 기술 개발과 랩 실험 등을 마친 뒤 연말 구축이 완료됐으며, 현재 상업화를 위한 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LG화학은 파일럿 설비 운영과 고객사 협의 등을 거쳐 2028년쯤 폐배터리 재활용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그간 LG화학은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양극재 생산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물리적 파쇄·분쇄 등 전처리 공정을 거친 리사이클링 중간재인 블랙매스를 공급받아 양극재 생산에 활용 가능한 금속을 회수하는 후처리 공정을 운영하는 구조다. 회수한 금속은 전구체와 양극재 생산 등에 투입된다.
LG화학은 후처리 공정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공정 효율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생산한 리사이클링 금속의 불순물 함량을 낮추고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양극재 고객인 다수의 배터리 셀 제조사 및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도 공동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청주 오창공장에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연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배터리 수명이 다한 전기차는 2023년 17만대에서 2040년 4227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2023년 108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7% 성장해 2040년 2089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배터리 리사이클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포스코그룹은 GS에너지 등과 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사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전남 광양에 공장을 설립하고 연간 평균 블랙매스 1만2000톤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자회사인 에코프로씨엔지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배터리 재활용 기업 CIS케미칼과 배터리 리사이클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엘앤에프 자회사인 JHC가 폐배터리 전처리를 통해 블랙매스를 공급하고, CIS케미칼이 후처리로 핵심 원료를 회수한 뒤 이를 다시 엘앤에프 양극재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글로벌 갈등이 심화되며 폐배터리 리사이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원료 조달 안정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구조가 마련되면 비용 측면에서도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리사이클은 핵심광물 확보와 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사업"이라며 "리사이클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먼저 확보하는 기업이 향후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