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고객과 5년간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중장기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수요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물량에 대한 구매 약정과 함께 예치금 등 계약 이행력과 수요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 계약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메모리 피크 아웃' 우려에 대해서는 "내년 이후에도 CSP(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의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는 견조하게 지속돼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함께 확대될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박준덕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29일 오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TA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이 기본이지만 구체적인 조건은 고객과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중장기 물량에 대한 고객 구매 약정과 함께 예치금 등 계약 이행력과 수요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개 고객과의 LTA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LTA를 통해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박 담당은 "단기 시장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고 고객과 당사의 중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LTA 가격 구조 역시 단일한 방식보다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을 고객과 협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생산능력 확대 계획에 따른 공급 과잉 지적에 대해서도 LTA를 통해 확보한 수요 가시성을 근거로 선을 그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사장은 "현재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는 고객과의 파트너십이 강화되는 가운데 (LTA를 통해) 확보된 시장 수요에 대한 가시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확인된 수요에 기반해 탄력적으로 캐파 확대가 이뤄질 것인 만큼 투자 확대 계획이 곧바로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일부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임대사업 검토와 고효율 AI 모델 등장으로 제기되는 '메모리 피크 아웃' 우려에 대해서도 "AI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고 수익화를 본격화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박 담당은 "주요 CSP 업체에게 AI 투자는 본업 경쟁력과 직결돼 투자 역시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고효율 AI 모델에서도 폭발적인 사용자 수요가 나타나는만큼 AI 서비스 확산과 전체 사용량 증가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판단은 당사가 주요 고객들과 협의하고 있는 중장기 수요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AI 인프라 투자가 견조하게 지속됨에 따라 HBM(고대역폭메모리)는 물론 서버 D램과 고성능·고용량 낸드플래시(낸드)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함께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 확대에 들어가는 HBM4(6세대)에 대해 김기태 SK하이닉스 HBM세일즈·마케팅 담당은 "주요 고객향으로 2분기부터 양산·공급을 시작했고 양산 수율과 품질은 HBM3E(5세대) 제품과 근접한 수준"이라며 "차세대 제품인 HBM4E(7세대) 역시 고객 대상 샘플 공급을 완료하고 개발도 계획된 일정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해 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아울러 추가 생산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앞서 발표한 투자 계획 이외에 신규 인프라 투자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면서 "향후 생산거점은 국내외를 구분하기보다 전력과 용수, 인력, 공급망, 반도체 생태계, 고객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9조3187억원,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557%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