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온세미 인상 공지… 日르네사스 "구조적 비용압박"
웨이퍼·가스·전력반도체등 전후방 업체도 연쇄상승
반도체 공급망 곳곳에서 가격인상이 이어진다. 원재료와 웨이퍼, 패키징 소재에 이어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떨어지는 전력반도체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비용 상승이 맞물리며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업계 전반으로 가격인상 움직임이 번지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력반도체기업 온세미는 최근 고객사에 다음달 10일부터 폭넓은 제품군에서 가격인상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온세미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변환·제어하는 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등을 주로 공급한다. 최근에는 AI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관련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온세미는 원재료와 제조·에너지·인프라 비용 상승에 전력·산업·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 증가가 겹친 점을 가격인상 이유로 들었다. 내년 가격인상을 예고한 일본 차량용 반도체기업 르네사스도 "글로벌 반도체산업이 원재료, 에너지,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물류 등에서 구조적인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소재도 가격상승 움직임을 보인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3년 만에 모든 크기의 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최소 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가스와 화학제품은 물론 반도체를 외부 충격과 습기로부터 보호하는 포장제품까지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반도체와 관련 소재·부품 수요가 늘면서 가격인상 움직임이 전력반도체와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산업용 가스 등으로 확산한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반도체 공급망의 전후방 업체들도 고객사와 가격협상에서 힘을 얻고 있다.
연이어 폭등한 D램 가격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AI 속도조절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기준 범용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16Gb(기가비트) 제품의 현물거래 가격은 56.933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에만 5.6% 올랐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2배 뛴 가격이다.
반도체업계의 가격인상 결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웨이퍼와 패키징 소재의 가격인상이 부담될 수 있으나 현재 이를 상쇄할 정도로 이익률이 높은 상황이다. 오히려 '도미노 가격 인상'이 빠듯한 반도체 수급 상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D램에서 발생한 급격한 가격상승이 아직 HBM(고대역폭메모리)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HBM의 추가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JP모간에 따르면 내년에도 HBM 공급량이 수요보다 19% 적은 공급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