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체리자동차(이하 체리차)가 한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주요 전기차 업체가 '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지만 국산 브랜드를 보호할 정부의 정책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장귀빙 체리차 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KG모빌리티(KGM)-체리글로벌 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많은 고객이 원한다면 한국에 진출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가장 큰 목표는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KGM이 사랑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GM과 체리차는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고 중장기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장 사장은 "한국에서도 차별화와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체리차의 서브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한다면 KGM과 다른 취향을 가진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한 시장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5대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체리차는 그동안 한국법인 설립을 위한 인력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등 국내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추진해왔다. 체리차는 산하 브랜드 '오모다'와 '재쿠'의 주요 모델을 국내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체리차가 국내 제품 출시를 공식화하면 한국에 진출한 주요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BYD, 지커에 이어 세 번째 사례가 된다. 가장 먼저 한국에 진출한 BYD는 단기간에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BYD는 지난해 4월 첫 정식 고객 인도를 시작한 후 11개월 만인 올해 3월 국내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수입차 업계 최단기간 1만대 판매 기록이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만167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BYD에 이어 한국에 진출한 지커도 흥행을 예고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중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7X'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는데 한달만에 총 1000대가 접수됐다. 여기에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도 최근 한국법인 총괄 책임자 채용에 나서며 국내 진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니오·샤오미 등도 한국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가 물밀듯이 밀려오는데 국산 브랜드를 보호할 정책 수단은 마땅치 않다. 중국산 전기차는 중국 내 치열한 경쟁과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으로 타사 브랜드들이 따라 잡을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예산·세제 지원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높은 진입 장벽을 세웠는데도 사실상 효과를 못 보고 있다"며 "한국도 정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국산 브랜드가 크게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