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뗐다 붙였다..."아틀라스만 가능" 비용 부담까지 낮춘 설계

강주헌 기자
2026.08.05 15:51

"로봇 두뇌, 게임팩처럼 교체"...신기술 빨리 반영하고 본체 수명↑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은 훈련 영상에서 아틀라스가 라보나 킥을 성공시키는 장면. /사진제공=현대차

머리를 통째로 떼어내 다른 로봇에 붙이고 그 안의 연산장치는 게임기 카트리지처럼 갈아 끼운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의 구조다.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로봇을 통째로 다시 설계할 필요 없이 머리만 바꿔 끼우면 되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곧바로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아틀라스가 다른 휴머노이드와 구별되는 지점으로 머리 부분의 모듈화 수준을 꼽았다. 머리 자체를 로봇 본체에서 쉽게 떼고 붙일 수 있는데다 머리 안에 들어가는 연산장치도 따로 분리가 가능하다. 머리만 다시 설계해 기존 로봇에 장착하면 두뇌를 업그레이드한 새 로봇을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성능이 빠르게 진화되는 상황에서 로봇 본체의 수명 주기를 늘릴 수 있는 방식이다.

사실 머리 자체가 아틀라스에 새로 생긴 부위다. 앞선 세대인 유압식 아틀라스에는 머리가 없었다. 공중제비 같은 고난도 동작을 검증하는 연구용 플랫폼이어서 바로 앞 지형만 확인하면 됐기 때문이다. 반면 전동식 아틀라스는 사람 곁에서 일하는 것을 전제로 개발됐다. 주변 상황을 폭넓게 파악해야 해서 카메라를 머리 높이로 끌어올렸다. 머리에 들어간 인식 모듈은 4개로 사람의 두 눈처럼 카메라 센서 2개가 한 쌍을 이루는 스테레오 비전 방식으로 물체와의 거리를 파악한다.

휴머노이드 시장에는 미국 테슬라·피규어AI, 중국 유니트리·유비테크 등이 뛰어들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로봇이 실제 공정에 투입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은 좁고 반복적인 작업에 한정된 시범 운용 수준이다. 생산라인에 상시 배치되려면 작업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부품 교체와 정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

아틀라스의 머리 모듈화는 이 가운데 정비 부담을 겨냥한 설계로 보인다.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 상용화될 경우 연산장치와 부품 교체가 반복되는데, 본체를 뜯지 않고 머리만 갈아 끼우면 로봇을 라인에서 빼두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아틀라스의 차별점으로 동작 성능뿐만 아니라 교체 구조를 앞세운 것도 이런 맥락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HMGMA(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먼저 적용해 현장 운영과 신뢰성을 검증한 뒤 2030년부터 부품 조립 공정까지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