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만개 레일 위로, AI 장보기 로봇 '씽씽'

유예림 기자
2026.08.10 03:00

[리얼로그M]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5도 냉장구역서 신선식품 운반하고 포장까지 처리
2000억 자동화 물류 완공… 완전 '콜드체인' 강점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2시간 단위 배송시간 선택

롯데마트의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 냉장구역. /사진 제공=롯데마트·슈퍼

지난 7일 오후 1시30분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있는 롯데마트의 고객 풀필먼트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이하 센터) 3층에 들어서자 35도에 이르는 바깥 날씨와는 달리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5도인 초겨울 날씨의 냉기와 로봇들이 돌아다니면서 내는 '윙'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9917㎡(약 3000평) 규모의 공간에는 격자 형태의 레일 24만개가 촘촘히 깔려 있었다. 그 위를 피킹로봇 '봇'(BOT)이 초속 4m의 속도로 오가며 레일 아래 5~6m 위치에 보관한 상품을 옮겼다. 피킹로봇에는 대파와 팽이버섯 같은 신선식품과 과자, 휴지 등이 채워져 있었다.

봇은 AI(인공지능)로 움직인다. 중앙제어시스템과 초당 10회 통신하며 최적의 경로를 찾아 상품을 운반한다. 이후 상품은 피킹로봇 팔로 넘어가 자동으로 인식·포장된다. 하루에 최대 3만5000개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이곳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기술과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결합한 첫 자동화 물류센터다. 롯데마트는 2022년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00억원을 투자, 3년7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완공했다.

총 연면적 4만㎡(약 1만2000평) 규모 센터의 최대 강점은 '신선함'이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일반적인 신선식품 물류센터는 상품이 외부에 노출되는 과정이 생길 수 있지만 여긴 입고부터 배송까지 완전한 콜드체인시스템(저온물류체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과 영남권 400만가구에 산지의 신선함을 정시에 배송해 국내 온라인 장보기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을 첫 무대로 택한 것은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사업성과 상징성을 고려한 결과다. 롯데그룹은 본고장인 부산에서 인지도가 높고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새벽배송이 활발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새로운 물류시스템을 시험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전국 산지와 연결된 롯데마트의 상품소싱 능력과 센터를 통한 가공·포장역량도 시너지를 낼 것이란 게 회사의 설명이다. 정재우 롯데마트·슈퍼 온라인사업단장은 "롯데마트는 30년간 마트와 슈퍼를 운영하면서 어느 곳보다 여러 산지를 연결하고 고기와 채소, 과일을 직접 프로세싱해 포장하는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센터의 도입으로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2시간 단위로 원하는 배송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 기존 점포기반 배송보다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가 촘촘해졌다. 롯데마트는 이곳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의 수익성을 만드는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 정 단장은 "최대 처리능력인 하루 3만3000건의 주문을 5년간 달성하고 5년 차에는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부터 부산, 영남에서 온라인으로 운영한 13개 점포의 주문을 스마트센터로 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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