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로 미국 전기차 라인업 완성…가격 3만달러 승부수

강주헌 기자
2026.08.13 18:20
[기아 EV3 GT, EV4 5도어 GT, EV5 GT 모습. /사진제공=기아

기아가 소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EV3'의 미국 판매 가격을 확정하고 미국 엔트리 전기차 시장 수요 공략에 나선다. 4만달러 이상 중·대형 모델만 있던 기아 미국 전기차 라인업의 하단을 채우는 첫 모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 미국법인은 EV3 기본형인 라이트 트림 가격을 2만9890달러(약 4240만원)로 책정했다. 배송비를 포함하면 3만달러 초반 가격으로 쉐보레 볼트나 닛산 리프 등 경쟁 모델 대비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EV6보다는 약 8000달러, 2027년형부터 생산이 중단되는 니로 EV보다 약 1만달러 낮다.

EV3는 기아 미국 전동화 라인업의 주요 퍼즐 중 하나다. 니로 EV 단종 후 미국에서 파는 전기차는 EV6와 EV9 두 종만 남는다. 기아는 지난 5월 2026년형 EV6 가격을 최대 5500달러 내리며 방어에 나섰지만, 라인업 아래쪽을 채우지 않고서는 볼륨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EV6의 올해 상반기 미국 판매량은 4043대로 전년 동기(5875대)보다 31.2% 줄었다. EV9은 7035대로 42.5% 늘었지만 니로 EV가 1653대로 42.2% 감소하면서, 기아의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는 1만273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뒷걸음질쳤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는 68만1000대로 20.5% 감소해 주요 권역 중 가장 부진했다. 세액공제가 지난해 9월 말 종료된 뒤 구매 부담이 커진 데다 높은 차량 가격과 모델 교체 주기의 영향이 겹치면서 상반기 수요 회복이 제한됐다.

그럼에도 기아는 북미 전동화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단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의 전기차 생산과 재생에너지,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총 6억4900만달러(약 92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페스케리아 공장의 생산라인을 개조해 소형 전기 SUV인 EV3를 생산한다. 개조를 마친 생산라인은 지난 4일부터 가동됐다. EV3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커지는 북미 전기차 수요를 잡는 동시에 미국의 통상 환경 변화에 대비해 생산기지를 분산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기아는 멕시코 공장을 북미 핵심 생산거점으로 삼아 미국과 캐나다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유럽에서 통했던 넉넉한 주행거리와 합리적 가격이라는 조합을 미국에서도 들고 나왔다"며 "미국 전기차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상품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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