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TV 찾으세요?"…베를린서 만난 삼성 'AI 판매원'

베를린(독일)=김남이 기자
2026.09.05 18:57

[IFA 2026]독일 베를린 도심 '훔볼트 카레'에 전시관 마련...'AI 리빙' 주제로 다양한 가전 전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삼성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AI 프로모터'의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

"밝은 공간에서 영화를 보신다면 '삼성 마이크로 RGB TV' 115인치를 추천드려요. 밝기가 높고 글레어 프리 코팅으로 반사를 최소화 합니다."

'밝은 공간에서 큰 화면에 영화를 보고 싶다'는 관람객의 요청에 화면 속 'AI(인공지능) 프로모터(AI promoter)'는 곧바로 삼성전자의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추천했다. 높은 밝기와 풍부한 색 표현, 화면 반사를 줄이는 기능을 추천 이유로 제시했다. 영어로 이어지던 설명에 "한국어로 말해 달라"고 요청하자 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바꿔 안내했다.

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 도심의 컨벤션센터 '훔볼트 카레'에 마련한 'IFA 2026' 전시관에서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가전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IFA 메인 전시관을 떠나 단독 전시관을 마련했다. B2B(기업간거래) 등 유럽 거래선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전시관에는 예약한 관람객만 들어갈 수 있다.

올해 전시 주제는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다. 지난해 가전과 모바일 기기를 연결하는 'AI 홈'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AI의 활동 무대를 제품 선택과 콘텐츠 감상, 건강관리, 에너지 절감 등 일상 전반으로 넓힌 'AI 리빙'을 전면에 내세웠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삼성 전시관의 입구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대화형 AI와 입체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AI 프로모터' 시제품이었다. 제품을 진열하고 설명문을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고객의 요구를 분석해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미래 가전 매장의 모습을 구현했다.

AI 프로모터는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앞선 질문의 맥락을 기억하고 후속 질문에도 답한다. 고객이 시청 환경과 화면 크기, 주로 보는 콘텐츠 등을 말하면 조건에 맞는 제품을 고르고 화질과 디자인 등 주요 특징을 설명한다. 여러 언어로 전환하며 대화할 수도 있다.

국가마다 언어가 다르고, 인건비가 비싼 유럽에서는 활용 가능성이 더욱 크다. 매장에 전문 판매인력이 없거나 모든 언어에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AI가 제품을 안내할 수 있다. 입체적인 시각 효과를 내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화면 속 안내원이 눈앞에서 제품을 설명하는 듯했다.

가전 유통 매장에 모든 크기의 TV를 진열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디지털 기술로 보완했다. 전시장에 설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스크린 사이즈 시뮬레이터'를 통해 77인치와 115인치 등 서로 다른 화면 크기를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다. 고객이 화질과 음향 관련 콘텐츠를 직접 골라 체험하는 기능도 마련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삼성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OLED TV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AI 경험은 제품을 고른 뒤에도 이어졌다. 2026년형 TV 라인업에 적용된 '비전 AI 컴패니언'은 시청 중인 콘텐츠를 이해하고 관련 질문에 답한다. 축구를 보다가 리모컨으로 경기장에 관해 질문하자 경기장의 이름과 위치, 규모 등을 알려줬다. AI 프로모터가 매장에서 제품 선택을 돕는다면 TV 속 AI는 구매 이후의 시청 경험을 지원하는 셈이다.

집 안의 AI는 전기료를 아끼는 역할을 맡았다. 전시관에 구현된 거실과 주방, 세탁실의 제품은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연결돼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고 제어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이용자들이 스마트싱스를 통해 절감한 전력은 약 1000만kWh에 달한다. 100kWh 용량의 전기차를 약 10만번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세탁 공간에서는 AI가 에너지 절감을 구현하는 과정도 볼 수 있었다.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를 감지해 물과 세제 사용량, 세탁 시간과 모터 작동을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 기준보다 전력 사용량을 70% 줄였다. 또 유럽 주거환경을 고려해 외관 크기를 키우지 않고 내부 용량을 13㎏까지 확보한 제품도 선보였다.

설훈 삼성전자 독일 소비자가전 부문장(부사장)은 "올해에는 파트너에게 더욱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하려고 했다"며 "제품의 우수성과 솔루션 사용성을 놓고 보다 깊이 소통하기 위해 별도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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