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랩스, "리스크부터 없앴다"…투자자 출신의 창업법

박새롬 기자
2026.09.09 16:34
박수기 상생랩스 대표/사진제공=상생랩스

수백 개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심사해 온 투자자가 이번엔 자신의 사업계획서를 들고 투자자 앞에 섰다. 벤처투자사 그로우코리아를 운영해 온 박수기 대표가 중소기업용 AI(인공지능) 서비스 기업 상생랩스를 창업했다. 그는 "심사역의 눈으로 창업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 투자자 출신 창업가다. 무엇이 다른가.

▶ 투자자는 리스크를 보는 직업이다. 20년간 남의 회사를 심사하며 '나라면 이 리스크를 어떻게 없앨까'를 생각해왔다. 상생랩스는 그 답이다. 기술 리스크는 삼성전자 이전 특허와 자체 특허 4건으로, 시장 리스크는 제품설명회 당일 계약 12건으로, 실행 리스크는 창업 첫 달에 정비한 사규와 조직 체계로 대응했다.

- 여러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로도 참여했다.

▶ 공동창업자 경험으로 배운 것은 '전략보다 실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자문가일 때는 방향을 제시하면 역할이 끝나지만, 창업자는 그 방향을 매일의 실행으로 바꿔야 한다. 그 간극을 아는 상태에서 창업했기 때문에 설립 첫 달부터 사규와 조직문화 체계를 정비했다.

- 저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 '스타트업사용설명서'는 창업 현장에서 자문하며 받은 질문을 정리한 책으로, 법인 설립부터 투자 유치까지 실무 전 과정을 담았다. '기사부일체'는 기업 성장 과정을 기업소설 형태로 그렸다. 두 책을 쓰고 나니 역설적으로 '직접 해보지 않은 조언의 한계'가 보였다.

- '코치'에서 '선수'로 전환한 소감은.

▶ 코치는 경기 전체를 보지만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다. 선수는 시야가 좁아지는 대신 모든 결과를 몸으로 감당한다. 창업 후 두 달간 특허 이전·출원, 상표 출원, 벤처기업 인증, 제품설명회까지 진행하며 20년 자문 경험을 실전에서 검증하고 있다.

- 왜 중소기업용 AI인가.

▶ 국내 사업체의 87%가 1~4인 기업인데, 왜 기업용 AI는 대기업을 향해 있나. 사장이 사람을 못 뽑아 밤에 세금계산서를 직접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월 몇만 원 구독료로 'AI 직원'을 고용할 수 있다면 필수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질 시장을 219만 개사로 추산하는데, 침투율 1%만 돼도 2만1900개사, 반복 매출로 이어진다.

- 모바일 메신저 기반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 중소기업 소프트웨어의 실패 원인은 기능이 아니라 도입 장벽이다. 아무리 좋은 솔루션도 사장이 새 프로그램을 배워야 하면 안 쓴다. 모바일 메신저는 거부감 없이 바로 쓸 수 있다. 설치나 교육이 필요 없다. 프랜차이즈 본부, 세무법인 등 채널 파트너를 통해 고객을 확보해 고객확보비용도 구조적으로 낮췄다.

- 투자자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상생랩스에 투자하겠나.

▶ 심사역 시절의 나라면 '시장은 크고 비어 있다. 팀은 검증됐다. 초기 트랙션이 존재한다. 다만 실행 속도를 지켜보겠다'고 평가했을 것이다. 그래서 매달 숫자로 증명하는 회사가 되려 한다.

- 앞으로 계획은.

▶ 9월 IR(기업설명회) 캠페인과 11월 시드 라운드 클로징이 단기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 AI 전환의 표준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창업가를 양성하는 창업학교 설립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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