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폭주에 '자동차 운반선' 동났다..車 150만대가 컨테이너로

이정우 기자
2026.09.14 18:10

BYD도 "선박 부족에 판매 제약"…자체 선대 확대
현대글로비스, 비계열 물량 비중 이미 53% 육박

현대글로비스가 15일 평택당진항에 자동차선 전용부두를 개발하는 첫 삽을 떴다./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자동차운반선(PCTC)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조선(새로 만든 배) 투입으로 선박 공급이 늘고 있지만 중국차가 해외로 밀려 나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자동차운반선을 구하지 못한 중국 업체들이 컨테이너선 등 대체 운송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선박 부족이 완성차 업체의 해외 판매를 제약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8월 620만대 이상의 승용차를 수출했다. 지난해 연간 승용차 수출량 약 600만대를 불과 8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수출량만 약 89만대로 전년 동월보다 67.1% 늘었다. 중국 내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를 빠르게 늘린 영향이다.

문제는 자동차를 실어나를 배가 수출 증가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자동차선사 호그오토라이너스의 안드레아스 엥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를 하면서 "올해 중국 자동차 수출 증가분을 운송하는데만 자동차운반선 약 100척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선복량(선박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운송 능력)이 이미 모두 예약됐으며 2027년까지도 강한 예약 물량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중국발 수요와 자동차운반선 공급 사이에 7000CEU(승용차 환산 단위)급 기준 약 74척의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 선박에 자리를 잡지 못한 차량은 일반 화물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약 100만~150만대의 자동차가 컨테이너 등을 이용해 다른 방식으로 운송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자동차운반선 몸값도 뛰고 있다. 해운 중개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6500CEU급 자동차운반선의 1년 용선료는 지난달 하루 8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88% 상승했다. 202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선복 부족은 중국 완성차 업체의 판매 전략에도 직접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BYD 경영진은 최근 투자자 미팅에서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190만~200만대, 내년에는 250만대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올해 선박 부족이 해외 판매량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운송 능력이 충분했다면 해외 판매가 더 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BYD의 지난달 해외 출하량은 18만9466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4.5% 증가했다. 현재 8척의 자동차운반선을 운영하고 있는 BYD는 자동차운반선 자체 확보에도 나섰다.

현대글로비스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완성차 해상운송 부문 매출에서 비계열 물량이 차지한 비중은 53%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판매가 급증하면서 현대글로비스에는 추가 비계열 물량을 확보할 기회가 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2분기 해운사업 매출은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OEM)를 비롯한 비계열 물량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20.9% 증가한 1조644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2분기 말 98척 수준이던 자동차운반선 선복을 6500CEU급 환산 기준 올해 말 약 110척, 2027년 말 약 120척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 자동차운반선 선대를 128척까지 늘리고 연간 완성차 해상운송 물량도 현재 340만대에서 500만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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