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미국 신차 만족도 평가에서 독일·일본 럭셔리 브랜드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미국 현지 매체 분석이 나왔다. 가격 대비 상품성에 제조 경쟁력,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까지 더해지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버즈는 최근 5년간 J.D. 파워의 자동차 상품성 만족도 조사결과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APEAL은 신차 구매 고객이 디자인·성능·편안함·기술 경험 등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점수로 매기는 조사다. 카버즈는 월간 독자 600만명 이상, SNS 팔로워 약 750만명을 보유한 매체로 구매 예정자 대상 차량 리뷰를 주로 다룬다.
분석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5년간 869~886점을 기록했다. 여러 해에 걸쳐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아우디, 볼보, 아큐라, 인피니티를 앞섰다. 카버즈는 제네시스를 두고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럭셔리 시장 최상위권에 자리 잡은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도 850점 안팎을 유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와 차이를 줄였다. 올해 조사에서 현대차는 858점으로 렉서스와 12점, 메르세데스-벤츠와 18점 차이에 그쳤다. 기아는 857점으로 볼보보다 6점 낮았다. 일부 연도에는 두 브랜드가 아우디, 아큐라, 인피니티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카버즈는 럭셔리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에서나 누리던 실내 품질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정숙성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한 점을 격차 축소 배경으로 꼽았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시승한 뒤에는 승차감과 정숙성이 10만달러 넘는 럭셔리 SUV(다목적스포츠차량)와 비교해도 차이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연비와 가격을 함께 따지는 소비자에게는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제조 경쟁력도 강점으로 봤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로보틱스와 생산 자동화 투자를 늘리고 있다. 카버즈는 이 같은 투자가 장기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추고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룹 내 철강 생산 역량 역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원가를 관리하는 데 유리하다고 짚었다. 이런 제조 역량이 낮은 가격대에서도 높은 품질과 편의사양을 갖출 수 있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판매 실적도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카버즈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전년 대비 3% 늘어난 92만383대를 팔아 신기록을 세웠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22만5321대로 전년 대비 65.5% 급증했다. 카버즈는 폭넓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전체 판매 성장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카버즈는 전기차에 집중해온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수요 둔화로 고전하는 사이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전기차·내연기관차를 고루 갖춘 라인업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