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넛, 웹브라우저서 구동되는 완전동형암호 엔진 'FHE16' 공개

이두리 기자
2026.09.17 17:32

동형암호 스타트업 월넛(대표 이승환)이 자체 완전동형암호(FHE) 엔진 'FHE16'을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는 형태로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별도 프로그램이나 서버 없이 브라우저 안에서 암호화된 데이터를 계산할 수 있으며 PC와 스마트폰 브라우저에서도 동작한다. 브라우저용 런타임은 자바스크립트 파일 하나로 묶어 깃허브에 공개했으며 6종의 데모도 함께 선보였다.

2025년 1월 설립된 월넛은 한양대학교 부호및통신연구실(CCRL)에서 출발한 실험실 창업기업으로, FHE16을 AI 에이전트와 금융 분야의 기밀 의사결정에 적용하는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로 제품화하고 있다.

동형암호는 데이터를 암호화 상태에서 연산해 결과도 암호화된 채로 내놓는 기술이다. 연산 부담이 커 그동안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에서 구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회사는 FHE16 엔진을 웹어셈블리(WebAssembly)로 옮겨 브라우저 안에서 키 생성과 암호화, 연산, 복호화까지 모두 처리되도록 했다.

회사에 따르면 기존 라이브러리는 노이즈를 초기화하는 '부트스트래핑'이 없어 연산 횟수에 제한적이었지만 FHE16은 부트스트래핑까지 브라우저에서 수행해 연산 횟수 제한이 없다. 부트스트래핑 1회에 걸리는 시간은 서버 CPU(중앙처리장치) 기준 2.89ms다.

또한 기존 라이브러리는 CPU·GPU(그래픽처리장치)·FPGA(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용 파라미터가 달라 기기 간 암호문 호환이 어려웠지만, FHE16은 부동소수점을 쓰지 않는 16비트 정수 스펙으로 설계돼 어떤 기기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낸다. 회사 측은 "대출 승인이나 정산처럼 오차가 허용되지 않는 결정에 적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에 공개한 빌드는 테스트용 파라미터를 적용한 평가용 버전이며, 실제 보안 파라미터를 적용한 정식 빌드는 SDK와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SDK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와 금융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가 민감한 데이터를 암호문으로만 다루도록 해 유출 위험을 낮추고, 은행·카드·보험사 등이 원본 데이터를 주고받지 않고도 이상거래를 공동 판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가 암호학 학회 '크립토 2025'에서 발표한 다자간연산(MPC) 키 분산 기술을 결합, 어느 한쪽도 단독으로 키를 갖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FHE16의 기반 기술은 크립토 2025 논문 채택과 IEEE 액세스 논문 게재 등으로 검증받았다고 밝혔다. 월넛은 금융보안원 D-테스트베드에도 선정돼 실증을 진행 중이며, 관련 특허 3건은 한양대 산학협력단 명의로 출원돼 회사가 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승환 월넛 대표는 "브라우저 안에서 동형암호가 작동한다는 것은 웹 서비스가 사용자 데이터를 암호화된 채로 받아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서버가 평문을 받아 처리하는 현재 구조를 바꾸는 웹 보안 용도로도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