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인데 이렇게 차분해?"..초보도 즐긴 456마력 볼보 ES90[시승기]

이정우 기자
2026.09.18 00:00

시속 100㎞ 넘어도 차분한 움직임…강한 제동에도 편안한 정차
세단의 부드러움에 SUV의 공간 활용성…트윈모터 주행거리 520㎞

볼보 ES90 전면./사진=이정우 기자

가속페달을 밟자 차가 조용히 속도를 끌어올렸다. 시속 100㎞를 넘어도 운전석으로 전해지는 흔들림은 크지 않았다. 속도감은 분명했지만 긴장감은 덜했다. 볼보의 플래그십(최상위급) 전기차 ES90은 초보 운전자인 기자도 강력한 가속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차였다.

지난 16일 시승한 ES90 트윈모터 AWD 울트라이 준 첫인상은 출력을 이기는 편안함이었다. 앞뒤 두 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4㎏·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4초다. 운전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기자에게 만만한 숫자가 아니었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부드러움이 먼저 다가왔다.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속도를 높일 때였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가 매끄럽게 앞으로 뻗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과 정숙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가속 후에도 차체 움직임은 차분했다. 세단에서 기대하는 편안함이 가속의 즐거움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높은 출력을 편안하게 쓸 수 있었다.

멈출 때도 인상은 비슷했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속도를 빠르게 줄일 때에도 정차 과정이 비교적 편안했다. 가속부터 감속까지 이어지는 안정감이 운전의 부담을 덜었다.

ES90 내부에서 '파일럿 어시스트' 모드를 구동하는 모습./사진=이정우 기자

외관에서도 편안함과 실용성을 함께 추구한 성격이 드러났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지붕선은 세단을 떠올리게 하지만, 높은 차체에서는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의 느낌이 난다. 전장 5000㎜, 전폭 1940㎜, 전고 1545㎜다. 앞뒤 바퀴 축 사이 거리인 휠베이스는 3102㎜로 차체 길이의 약 62%를 차지한다. 긴 휠베이스를 실내 공간 확보에 활용했다.

주행보조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를 켜자 차는 설정한 속도와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로 중앙을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잠시 운전대에서 손을 뗀 순간에도 차체가 흔들리거나 차선을 벗어나지 않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물론 운전자를 대신하는 기능은 아니어서 전방을 주시하고 즉시 개입할 준비가 필요하지만, 초보 운전자에게는 운전대 조작에 대한 부담과 긴장감을 덜어주는 기능으로 느껴졌다.

볼보ES90 트렁크에 짐들이 가득 적재되어 있다. /사진=이정우 기자

높은 차체와 함께 눈길을 끈 것은 트렁크였다. ES90은 뒷유리까지 함께 들어 올리는 리프트백 구조를 채택했다. 짐을 넣는 입구가 크게 열려 부피가 큰 물건을 싣고 내리기에도 유리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09ℓ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445ℓ까지 늘어난다. 보닛 아래에는 27ℓ의 수납공간도 있다. 세단의 부드러운 주행감에 SUV에서 기대하는 공간 활용성을 더했다.

후석 방향에서 촬영한 볼보 ES90 내부./사진=이정우 기자

뒷좌석 역시 플래그십에 걸맞은 편의사양을 갖췄다. 전기차 특유의 평평한 바닥에 높은 차체가 어우러져 답답함 없이 여유롭게 앉을 수 있었다. 3102㎜의 긴 휠베이스도 넉넉한 실내 공간을 뒷받침했다.

전기차로서의 기본기도 살펴볼 만하다. 트윈모터 모델은 106kWh 배터리를 탑재하며, 볼보가 공개한 국내 인증 기준 상온 복합 주행거리는 520㎞다. 800V 시스템을 적용해 350kW급 급속 충전 환경에서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2분이 걸린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충전시간은 충전기와 배터리 상태, 외부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국내 판매 가격은 싱글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플러스 기준 7294만원부터다. 시승한 트윈모터 울트라의 기본 가격은 8741만원이며,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선택하면 9041만원이다. 볼보가 제시한 환경친화적 세제 혜택 적용 예정 가격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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