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20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선 '가격의 끝-하기스 매직팬티' 매대에 고객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18일 이마트가 쿠팡을 겨냥해 기저귀 최저가 가격전쟁을 선포한 것과 관련, 젊은 신혼부부나 주부들이 매대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가격을 꼼꼼히 살펴봤다. 스마트폰을 꺼내 비교해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 신혼부부는 최저가 기저귀를 발견하자 남편이 쇼핑카트를 하나 더 끌고 와 기저귀 2박스를 담았다. 이 부부는 "평소 쓰던 기저귀와 같은 브랜드 제품이 싸게 나와 얼른 챙겼다"고 말했다. 두 살배기 남자아이를 키운다는 한 주부도 "그동안 인터넷에서 가격비교를 해 샀는데 이젠 마트도 최저가라고 하니 가격비교를 더 꼼꼼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은 "인터넷보다 싸졌다는 것을 알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며 "3~4 박스씩 사가기도 해 3~4일 안에 물량이 다 팔릴 것 같다"고 전했다. 아쉬움을 표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한 주부는 "싸다는 이유로 평소 쓰던 기저귀를 쉽게 바꿀 수는 없다"며 "최저가로 나온 제품 종류가 너무 적은데 여러 종류의 제품을 최저가로 팔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쿠팡 등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게 기저귀, 분유 등 육아용품과 생활용품 시장을 침식당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반격에 나선 이마트는 하기스 매직팬티 박스형, 마미포코 360핏 박스형을 시작으로 가격전쟁을 선포했다.
전초전 격인 첫 사흘 동안 이마트 기저귀 판매량은 2만1408개에 달했다. 2014년 10월 말 이마트 창립행사 때에 비해 하기스는 3배, 마미포코는 9배 넘게 팔렸다. 특히 이마트몰에서 평소 6%에 불과했던 매장대비 판매량이 40%까지 올라가 온라인몰에서도 쿠팡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몰 판매량 급증은 오프라인 최강자 이마트가 온라인에서도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있는 성과"라며 "최저가 선언에 소비자 반응이 뜨거워 기저귀에 이은 또다른 최저가 제품 판매를 계획보다 앞당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 공습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평상시 체제를 유지했다. 쿠팡은 상시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최저가를 유지하면서 매출 변화 등 추이를 지켜봤다. 하지만 지난 사흘 동안 이마트발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쿠팡 판단이다. 쿠팡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최저가 선언을 한 품목 매출 현황을 점검해 봤는데 평소와 별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쿠팡은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을 계획이다. 평소 이커머스 업체들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업체가 뛰어들었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
특히 이마트가 최저가로 제시한 상품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실질적인 최저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마트가 판매하는 하기스 매직팬티 특대형의 개당 가격은 390원인데, 쿠팡에서 같은 제품을 108개 들이로 살 경우 정기배송시 개당 367원, 1회구매시 개당 386원으로 쿠팡이 더 싸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대형마트가 공략을 시작한 기저귀, 분유뿐 아니라 전 품목에 걸친 최저가 정책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이 중시하는 배송 서비스, 모바일 쇼핑환경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모바일 쇼핑의 편리한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최저가 공세가 이 같은 비가격적 요소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