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면세점, 강남 지역 송객수수료 인상

김태현 기자
2018.02.13 04:27

지난해 말 강남 지역 송객수수료 인상…"떨어지는 매출에 모객 나섰다"

롯데면세점이 최근 강남 지역에서 단체여행객과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을 유치하는 각 여행사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강남 지역 매출이 크게 줄자 모객에 나선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강남 지역 점포에 대한 송객수수료를 기존 15~17%에서 18~21%로 인상했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강북과 강남 지역 구분 없이 동일한 송객수수료를 지급했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강남 지역 면세점 매출이 크게 떨어지자 차등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송객수수료를 한 차례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지난해 9월 신규 면세점인 HDC신라와 두타에도 밀리면서 내부적으로 매출 확대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체와의 거래에서 바게닝 파워(교섭력)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출혈 마케팅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직매입 구조인 면세 사업 특성상 면세점 덩치에 따라 제조업체와의 바게닝 파워가 형성되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수록 면세 업체에게는 불리하다.

실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월 연매출 1조2000억원을 목표로 세계 3위·아시아 2위 규모로 면적을 확대했으나 판매는 부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드타워점 매출은 5721억원으로 목표의 절반 수준도 달성하지 못했다. 특허권 탈락으로 영업이 중단되기 이전인 2015년 6112억원보다도 줄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역시 2016년 358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159억원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단체 관광객 비중이 높은 강남 지역에서 사드 여파가 더 컸던 것이다. 따이궁들은 관광보다는 보따리 사업만을 위해 입국하다 보니 면세점이 몰려 있는 강북에서 쇼핑한 뒤 빠르게 출국하는 일정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강남 지역 부진은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 마저 갉아먹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국내 면세 시장 점유율은 41.9%로 2016년 48.6%보다 6.7%포인트 하락했다. 강북 면세점의 경우 꾸준히 매출 신장세를 기록해왔지만 강남 매출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점유율은 1.9%포인트 늘어난 29.7%, 신세계면세점은 5%포인트 개선된 12.7%를 기록했다. 강북 지역에 몰린 따이궁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한편 올 연말까지 신세계와 현대의 신규 면세점이 강남에 문을 열게 되면 강남 면세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강남 지역에는 롯데 코엑스점과 월드타워점 2개의 면세점 밖에 없다. 최대한 짧은 시간동안 많은 매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따이궁들이 강남 지역을 외면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와 현대의 신규면세점이 기존 롯데면세점 인근 지역에 들어서면 롯데에게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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