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인 관점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전문가들은 더 이상 면세점이 '황금알 낳는 거위'도 아니며 많은 사업자들을 투입한다고 해서 무작정 산업이 크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한다.
두산그룹은 지난 29일 두타면세점으로 운영하던 면세점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2015년 면세사업에 뛰어든지 4년만이다. 두산그룹은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대기업이 면세사업에서 철수하는 건 한화에 이어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이제서라도 정부가 면세시장을 단순히 사업자가 많다고 해서 규모가 커지는 시장이라고 볼게 아니고 관광 등 인접산업과 연계해 장기적인 아젠다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시내면세점을 6곳을 추가로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현재 면세시장을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위주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으로 봐 면세점 확대가 곧 관광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정부 판단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면세시장이 이미 중국인 대리구매상인 따이궁 기반의 B2B(기업간 거래) 시장으로 변질된 만큼 사업장의 확대는 곧 출혈 경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면세산업은 대외 리스크가 굉장히 크며 그걸 감당할 수 있는 기업들만 해야하는 특수 산업이다"며 "반도체 산업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하듯이 면세점도 역량이 있는 소수 회사들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예 당분간 신규 면세점 출점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따이궁 위주의 면세시장 구조를 재편하고,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 정책이 효과를 낼 때까지 '숨고르기'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는 "정부정책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송객수수료 문제 등 따이궁 의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상황이 이정도까지 왔으면 관세청 등 관계부처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근본적인 해결은 면세점 산업을 관광 등 인접산업과 연계해야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면세점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보지 말고 한류 콘텐츠를 지원하고 활용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면 대리판매 사업을 위해 오는 따이궁이 아니라 개별 관광객들이 몰릴 것이고, 그 개별 관광객들이 그대로 한국 면세점의 잠재적 고객이 되므로 체질 개선이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몇개 허가내고 몇개 철수시키고 이런 단발식 정책이 필요한게 아니다"며 "한국 면세점 만의 차별성을 찾을 수 있게 정부가 주도하는 장기적인 어젠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