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오프라인 '발 동동', 온라인 '반짝'

이재은 기자
2020.01.28 16:22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시내 한 백화점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장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근무 중이다. /사진=이재은 기자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진자가 늘면서 유통업계 명암이 갈렸다. 면세점·백화점·복합쇼핑몰 등에 대한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오프라인 유통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온라인 채널로 소비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의 악몽이 재현될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 사태 발생 직후인 6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각각 11.9%, 10.2% 감소했다. 당시 메르스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그해 추석 명절이 있었던 9월이 되서야 다소 회복됐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세번째 확진자가 강남과 일산 일대 롯데마트·그랜드백화점·스타벅스 카페·GS편의점 등을 이용했다는 게 밝혀지면서 해당 지역 유통 매장에 주민들의 발길이 끊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이 무작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7일에는 일부 맘카페를 중심으로 고양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에서 세번째 확진자가 쓰러졌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세번째 확진자의 휴대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통해 카드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스타필드 고양에는 방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미 설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사실상 비수기에 들어간지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온라인 유통가는 오프라인 매출 감소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벌써 마스크, 손세정제, 핸드워시 등의 바이러스 관리 용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11번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던 지난 19~27일 마스크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3%, 손세정제는 98% 늘었다. 지마켓에서도 지난 21~27일 판매량이 전주 동기 대비 마스크는 4380%, 핸드워시는 1673% 증가했다.

여기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발길을 끊으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고기류 등 신선식품, 햇반 라면 등 가공식품, 샴푸 린스 등 생활용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메르스 사태 때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재기 행태가 나타났다. 큐레이션커머스 G9에서는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2015년 5월20일부터 같은 해 6월1일까지 라면과 컵라면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61% 늘었다. 생활용품은 273%, 주방용품도 593% 늘었다.

당시 홈플러스 온라인 마트, 롯데마트 온라인몰, 온라인 이마트몰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첫 메르스 사망자가 확인된 2015년 6월1일~11일까지 온라인 주문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60% 급증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배송인력과 차량을 늘리는 등 대응에 분주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오프라인 유통이 얼어붙으면서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느는 경향이 있었긴 하다"면서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상황을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반사이익이 나타나는 것보다는 사회적으로 더 큰 혼란이 야기되지 않는 걸 원한다"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진료를 받은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평택시 내 한 병원에서 병원 휴진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 사진=평택(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한편, 28일 오전 10시 기준 유증상자는 116명으로 이중 4명이 확진됐고 15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97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해제됐다. 최근 14일 이내 우한 공항에서 온 입국자는 3023명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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