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편이 재혼해 아이가 태어나 생활비가 더 든다며 양육비를 줄여달라고 요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초등학생 딸을 혼자 키우고 있는 39세 여성 A씨 고민이 소개됐다.
연애 당시 경제적으로 더 여유가 있던 남편은 모아둔 돈이 없던 A씨에게 "나한테 기대도 된다"며 청혼했다. 그러나 결혼하고 딸이 태어나자 남편은 자주 외박하는 등 가정에 소홀해지더니 결국 "더 이상 ATM기가 되기 싫다"며 집을 나갔다.
혼자 딸을 키워야 했던 A씨는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이혼을 요구했고 A씨는 협의이혼에 동의했다. 딸 친권과 양육권은 A씨가 가지는 대신 법원 기준에 따른 양육비를 지급받기로 했다.
다만 재산분할 문제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A씨와 딸이 살고 있던 아파트는 남편 명의였으나 딸 학교 문제도 있고 당장 집을 비우라는 요구도 없었기 때문에 A씨는 이혼 후에도 계속 그 집에 거주했다.
문제는 이혼 1년 뒤 발생했다. 전남편은 해당 아파트가 자신의 특유재산이라며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또 A씨가 무단점유자라고 주장하며 즉시 집을 비우라는 건물 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그동안 거주한 기간에 대해 월세 명목 부당이득도 청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남편은 "재혼해 아이를 낳았다"며 양육비를 줄여달라는 감액 심판까지 청구했다.
A씨는 "딸과 추억이 쌓인 보금자리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날 위기"라며 "딸이 초등학생이라 점점 교육비가 늘어날 텐데 새 가정을 꾸렸다는 이유로 전처 자녀에 대한 책임을 이렇게 외면할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저도 10년간 결혼 생활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가정을 지켰는데, 제 지난 삶은 그저 남편 명의 집에 얹혀산 것에 불과했던 것 같다"며 "딸이 안정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은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김미루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협의이혼 당시 재산분할 합의가 없었다면 이혼 확정일로부터 2년 이내에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남편 명의 아파트라도 1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하면서 A씨가 기여한 부분이 인정된다면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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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혼 소송하는 동안 일방이 배우자 명의 부동산을 점유한다고 해서 내쫓을 수 없다"면서도 "A씨처럼 이혼한 뒤에도 배우자 명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아파트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것과 별개로 계속 거주할 권리가 있는 건 아니므로 건물 명도를 해야 한다. 미성년 자녀 양육과 재산분할 소송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 기간 퇴거가 유예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양육비 감액 청구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자녀 복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가정법원은 양육비 감액이 자녀 복리에 필요한지 여부를 먼저 고려한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생겼다는 사정만으로는 양육비 감액 사유가 되지 않는다. 건강 문제나 실직 등으로 소득이 현저히 줄어든 게 아니라면 양육비 감액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