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대는 그야말로 '향기 홀릭'이다. 올리브영에서 3만원대 향수부터 백화점 20~30만원대 니치 향수, 집에 두는 홈 디퓨저에 이르기까지 감성을 자극하는 향기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가 확산되며 색조 메이크업으로 '나'를 드러내는 데 한계가 생기자 향기를 이용한 자기표현 욕구가 커지며 향수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3일 수입 향수 브랜드를 다수 유통하는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이 회사가 판권을 보유한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메모 파리 등 니치 향수 브랜드의 올 1~11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들 향수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비 570% 급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MZ세대(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 이르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니치향수 열풍이 불며, 고가 향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니치향수란 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한 향기를 만들어내며 대량생산·대량판매를 지양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가격대가 10만원대 후반부터 50만원대에 달한다.
최근 1020세대의 명품 소비가 급증하는 풍조 속에서 니치향수는 '나를 위한 작은 사치'에 돈을 아끼지 않는 트렌드에 편승해 빠르게 성장 중이다. 니치향수는 명품 가방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향기'라는 감성적 만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MZ세대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추구하는 성향에 부합해 인기다.
덕분에 올해 스웨덴 고급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는 1~11월 매출이 전년비 51.4% 늘었고 프랑스 럭셔리 향수 브랜드 메모(MEMO)도 올해 1~11월 매출이 전년비 92.3% 급증했다. 이들 브랜드 향수의 가격대는 평균 20~30만원대다.
니치 향수의 고성장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프랑스 최고급 향수 브랜드 엑스니힐로(EX NIHILO)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갤러리아 명품관에 매장을 열기도 했다. 엑스니힐로는 초고가 향수 브랜드로 100ml 기준 가격이 40만원~50만원대에 이른다.
고가 니치향수의 가파른 성장에 패션 브랜드도 향수 시장에 진출하고 나섰다. 토종 패션 기업 한섬은 대표 브랜드 타임(TIME)에서 지난 9월 처음으로 세뜨(sept)라는 이름의 향수를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 전개하는 뉴욕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Thom Browne)도 22일 국내 최초로 향수를 선보였다. 톰브라운 향수 신제품의 가격대는 35만원~43만원대에 달한다.
10대~30대 MZ세대의 '향수 사랑'에 최근 파격적인 리모델링을 마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3층 화장품관을 럭셔리 향수를 전면에 내세운 콘셉트로 개편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3층에 디올은 한국 최초로 향수 브랜드 '자도르' '소바쥬' 존을 특화했으며 샤넬도 고가 향수 라인 '레조드 샤넬' 존을 구축했다. 에스티로더의 니치향수 '에어린'도 별도 구역으로 선보였다. 그밖에 럭셔리 명품 브랜드 향수인 '구찌 뷰티' '지방시 뷰티', '티파니 퍼퓸', '버버리 퍼퓸'도 별도 오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