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사니코틴' 등이 새로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전자담배(이하 전담)업계가 합성니코틴 규제 강화에 맞춰 새로운 니코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에서 유사니코틴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는 총 925건에 달했다. 2021년 13건에 불과했지만 3년새 70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합성니코틴은 니코틴을 담뱃잎에서 추출하지 않고 실험실에서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을 말한다. 현재 담배로 규정돼 있지 않아 과세를 비롯해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다.
유사니코틴은 니코틴과 화학 구조가 비슷하지만 법적으로 니코틴으로 분류되지 않고, 흔히 '무니코틴 전자담배'란 이름으로 판매된다. 그러다보니 현행 담배사업법이나 약사법 등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인체 독성과 중독성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부 연구에선 니코틴보다 중독성이 강할 수 있단 결과도 있다.
국회에서 법이 개정돼 합성니코틴도 담배에 포함될 경우 합성니코틴 전담은 일반 담배처럼 온라인과 무인 판매가 금지된다. 그럴 경우 업계에선 유사니코틴과 무니코틴 제품들이 합성니코틴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업체들이 법 적용을 피할 수 있는 유사니코틴 제품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담배사업법만으로는 신종 대체 물질의 등장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법의 실효성 문제인데 업계 역시 합성니코틴만 규제하면 또 다른 대체 물질이 곧바로 등장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 복지위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사니코틴 제품을 의무적으로 '의약외품'으로 지정함으로써 규제·관리 수위를 높이는 약사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상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면 의약외품 제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조업 신고를 하고 품목별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한다. 의약외품의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생기면 유통 중인 의약외품을 회수하거나 이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는 등 다양한 규제가 적용된다.
이와 관련해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21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합성니코틴 뿐만 아니라 유사니코틴도 동일한 규제 틀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재정부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유사니코틴에 대한 검증을 거쳐 담배로서 취급이 가능하다면 과세·규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