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임금 더 높여야"..李대통령 제안에 유통업계 '술렁'

유엄식 기자
2025.12.15 16:30

현실화하면 새벽배송 비용 부담 가중..소비자 구독료·협력사 판매수수료 연쇄 인상 가능성
민노총 새벽배송 금지 주장은 학계·현장 근로자 반대 목소리

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심야 노동은 50% (임금) 할증인데,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는 더 힘드니 할증을 올리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고동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제안한 '심야노동 추가 할증' 방안을 언급하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쿠팡 새벽배송을 언급하면서 현장에서 즉석 제안한 아이디어지만 정책 최종 결정권자의 발언에 실린 무게감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기존 새벽배송 운영 시스템뿐 아니라 플랫폼 운영 방향, 소비자·납품사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새벽배송 근로자 임금은 주간배송 근로자 대비 50~100%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다만 배송 지역·협력사 등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심야배송 추가 할증제가 시행되면 업체의 비용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할증 폭에 따라 영향은 달라지겠지만, 지금보다 10~20% 더 임금이 높아져도 새벽배송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의 경우 인건비 부담이 대폭 증가해 운영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각 플랫폼은 이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일단 직매입 비중이 높으면 제조사에 납품 단가를 더 낮추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오픈마켓 판매 상품은 새벽배송 상품에 대해선 무료 혜택을 아예 없애거나 추가 배송비를 청구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도 적자를 해소하지 못하면 회원 월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플랫폼 입점 셀러에게 적용하는 판매수수료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와 중소 협력사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단 얘기다.

업체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도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새벽배송 임금 할증분을 오롯이 부담하진 않을 것"이라며 "상품 제조사는 물론 소비자, 입점 셀러 등이 다양한 형태로 비용을 분담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아시스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새벽배송 상품들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이와 달리 민주노총 택배노조(이하 민노총)가 주장하는 새벽배송(오전 0시~6시) 금지 방안에 대해선 기업과 소비자는 물론 학계와 노동계에서도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새벽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사용자가 새벽배송을 강제하지 않고, 택배기사들의 자율적 선택의 결과라면 당사자가 아닌 민노총이 새벽배송 금지를 제안할 근거와 권위는 없다"며 "민노총 주장은 자유근로계약이란 시장경제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택배 협력사인 태경로지스의 김봉섭 대표는 "주간배송을 하다 새벽배송으로 전환하신 분들은 타인과 마주치지 않고 엘리베이터 사용이 편해 오히려 스트레스가 확 줄었다고 말한다"며 "주간 택배기사들도 새벽배송을 금지하면 물량이 주간으로 넘어와 과로를 유발하고 배송 지연 및 고객 불만 심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될 것"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장 절박한 분들은 육아 등 가정환경 때문에 야간업무만 가능한 택배기사들"이라며 "이들에게 새벽배송 금지는 일할 기회를 박탈하는 말 그대로 날벼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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