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누락해 대기업집단 지정 피해"…공정위, 성기학 영원 회장 檢고발

세종=박광범 기자
2026.02.23 12:00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사진제공=영원무역

공정거래위원회가 성기학 영원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3년간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이하 지정자료)를 제출하며 총 82개사(중복 제외)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피했다는 혐의다.

공정위는 이같은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와 관련해 영원의 동일인인 성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 회장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지정자료를 제출하며 본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를 비롯해 자녀 및 남동생, 조카가 소유한 회사 등 총 82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세부적으로 △2021년(69개사) △2022년(74개사) △2023년(60개사) 등이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법에 따라 직전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상 자산총액의 합계액이 5조원 이상인 경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영원이 소속회사를 장기간 누락하면서 3년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피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영원은 2024년에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최초 지정됐고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영원이 누락한 82개사의 자산 합계액은 총 3조2400억원이다. 공정위가 지정자료 허위 제출행위를 적발한 사례 중 역대 최대규모 누락 행위이자 역대 최장기간 지정 회피 사건이다.

이에 따라 기업집단 영원(기존 소속회사 5개사 및 누락회사 82개사)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등 금지, 공시의무 규정 등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을 받지 않았다. 예컨대 이 기간 중 성 회장의 둘째 딸 성래은 부회장에 대한 지분 증여 등 경영 승계 과정이 공시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성 회장은 2022년까지 지주회사 체제 중심의 5개 주력 계열회사(영원무역홀딩스,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스캇노스아시아, 와이엠에스에이)만을 소속회사 현황에 포함해 제출했다.

영원 측은 2022년까지는 자산총액이 5조원에 못 미쳐 공정위가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요청했기 때문에 담당 실무자가 동일인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는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자료만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전년도 말 자산총액이 5조원에 많이 못 미치는 기업집단의 자료 제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간소화해준 것에 불과하단 입장이다. 성 회장이 1974년 창업 이래 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이자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를 장기간 재직하며 계열회사 범위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간소화된 지정자료라는 형식을 악용해 계열회사를 고의로 누락했다는 것이다.

특히 공정위는 성 회장이 본인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솜톰, 푸드웰)를 비롯해 △둘째 딸(래이앤코) △셋째 딸(이케이, 피오컨텐츠, 티오엠) △남동생(트레이드하우스보고) △조카(푸드웰, 푸르온, 후드원)가 소유한 회사 등이 계열회사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를 수 없었던 회사들조차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두 딸이 소유한 회사의 경우 영원무역홀딩스, 와이엠에스에이 등 주력 계열회사들과 거래관계도 존재했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자산총액 5조원 미만 기업집단들의 자료 제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을 요구하는 간소화된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계열회사를 누락한 행위에 대해 동일인을 고발한 최초 심결"이라며 "다른 집단들은 (해당 제도 아래서도 지정자료를) 다 제대로 냈다. 영원 측의 주장은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위법 행위를) 중하게 봤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