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악재에 널뛰는 '유가·환율'...해외출장 금지·긴급회의안건 '비상'

차현아 기자, 하수민 기자, 유예림 기자, 이병권 기자
2026.03.10 17:29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중동 사태로 유가가 치솟으며 밥상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3.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가 급등락 하고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는 등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유통업계는 고환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환율 변동성에 대비하는 등 중동 사태로 인한 각종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마땅한 해법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0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우려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유가급등은 물류비 폭탄으로 이어지고, 환율급등은 원가 관리에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인 A사는 지난주말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예정에 없던 '중동 리스크'를 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환율·유가 동반 상승의 파고에 추가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유지류(버터 식용류 마가린), 밀가루, 카카오 등 지난해 공급선 다변화와 국내원료 대체 등의 대책 카드를 모두 소진한 터라 영업이익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식품기업 B사는 지난해 사업계획 단계에서 과도하게 오른 환율 상황을 고려해 올해 예상환율을 달러당 1350원으로 책정했다가 최근 1500원까지 오르자 비상이 걸렸다. 환율 뿐 아니라 원유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마저 커지고 있지만 가격 인하 압박까지 받고 있는 터라 상황을 관망하는 것 외에 대책이 없다는 분위기다.

내수 비중이 대다수인 식품기업 C사의 상황은 더 나쁘다. 환율·유가 동반급등으로 임직원 해외출장을 자제하고 프로모션 축소를 검토 중이다. 기업 인수·합병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사 관계자는 "대다수 식품기업들이 지난해말을 고환율 정점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준비했는데 이를 훌쩍 넘어서는 상황"이라며 "유가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원료비, 연료비, 인건비, 물류비 등 어느하나 어렵지 않은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대표 식품기업 D사는 자사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자 생산비 중 고정으로 나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장·단기 대책들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해외 투자 부분 위축을 우려한 모니터링에 치중하고 있다. 상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E사 역시 생산 효율을 강화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기업들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내수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는 탓에 비상계획을 세우고 물가상승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통기업 F사는 고환율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상품 판매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감안해 가격 변수에 대응하고 있고 또 다른 유통기업 G사는 단기적으로 국산 과일, 채소의 유가 상승에 따라 물류비와 시설재배 시 생산비용 상승 영향을 우려한다.

뷰티·패션기업들도 비상 상황을 넘기위해 안간힘이다. 화장품기업 H사는 유가와 환율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중동사태 상황에 따라 수립하고 있다. 뷰티·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계획 수립 당시에도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환율 변동 가능성을 일정 부분 반영한 기업들이 많다"며 "유가는 예측 못한 기업들이 많겠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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