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가 영업정지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달부터 시작한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를 둘러싸고 현장 혼선이 커지고 있다. '자율적'이라는 불명확한 운영 기준과 함께 예방접종 확인 과정에서 점주와 고객 간 마찰 등이 잇따른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제도 보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카페 알로하터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규제 샌드박스 이후 법이 되기 전과 후의 체감이 많이 다른 것 같다"며 "7월 정도까지 식약처가 지방정부와 함께 홍보와 사전 컨설팅에 집중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고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을 운영 중이거나 운영을 희망하는 소상공인·펫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SNS(사회관계망서비스) 크리에이터 등이 참석해 현장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운영 부담으로 인한 '노펫존'(No-Pet Zone) 전환은 '반려인구 증가에 따른 공존 환경 조성'이란 제도 도입 목적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한 소상공인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쉬운 매뉴얼이 없다"라며 "'영업정지' 같은 리스크가 매출 확대 기대보다 더 크다 보니 차라리 노펫존으로 운영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제도와 현실 간 괴리도 문제로 거론됐다. 반려동물 전용 의자·식탁 간 거리·이동 제한 등 세부 기준이 모호한데 방문객 역시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을 준비 중인 한 소상공인은 "별점 테러 등 부정적인 리뷰가 우려돼 강경한 대응조차 쉽지 않다"고 했다.
소규모 소상공인이 시설 설치부터 운영·관리·확인까지 모두 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을 가중한다. 주방 분리를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협소한 매장의 경우 구조 변경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자율적 기준'이라는 문구가 되레 소상공인의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어 현장의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24년부터 규제 샌드박스로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을 운영해온 한 자영업자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결국 식당을 결국 예약제로 전환했다. 그는 "일반 손님이 '개가 왜 여깄냐'라며 위생 문제를 걱정해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빈번하다"라며 "위생 모범업소 인증 같은 제도적 장치로 자연스럽게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입 관리 기준 역시 현장에서 혼선을 키우는 요인이다. 반려동물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점주와 고객 간 마찰도 발생한다. 한 업주는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면 마찰이 생기고 확인하지 않으면 위반 소지가 있어 난감하다"며 "솔직히 샌드박스 기간에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기존에는 식품위생법상 음식점 내 동물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으나 규제 샌드박스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완화됐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증가와 '펫팸족' 소비 확대를 반영한 조치다.
식약처는 △조리장과 반려동물 출입 공간의 물리적 분리 △출입 동물의 예방접종 여부 확인 △위생관리 기준 마련 등을 필수 요건으로 제시했다. 별도 칸막이·문 설치와 뚜껑·덮개 마련, 식탁 간 거리 확보 등도 핵심 기준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 주 약 200개 음식점이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으로 등록했고 이날 기준 744개로 늘었다. 식약처는 오는 19일 제도 정착을 위한 보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상공인들은 제도의 확산 수치를 보여줄 게 아니라 당장 마주한 현장의 혼선 해소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