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름 뭐에요?"…맛·비주얼로 외국인들 홀린 '이디야 국중박' [핑거푸드]

이병권 기자
2026.04.18 07:00
[편집자주] 'K푸드', 맛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식품을 만드는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습니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요리해드립니다. 간편하게 집어드시기만 하세요.
국립중앙박물관 3층에 있는 이디야커피 '사유공간 찻집' 매장 /사진=이디야커피

#국립중앙박물관 추천코스를 따라 관람하다 보면 1시간 반쯤 지났을 때 2층 '사유의 방'에 도착한다. '금동 반가사유상' 앞에 서면 신비롭고 고요한 분위기에 압도돼 잠깐 다른 공간에 온 듯하다. 돌아 나와 3층으로 올라가면 눈앞에 '사유공간 찻집'이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다. 슬슬 다리가 아프고 배가 고플 때,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이디야커피는 이달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안에 총 5개 매장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전 세계 박물관 중 관람객 3위(650만7483명)에 달하는 '핫플레이스'에 입점하기 위해 이디야는 맞춤 메뉴와 콘셉트를 치밀하게 준비했다. 지난 15일 이곳을 직접 방문해 그 구성을 따라가봤다.

'사유공간 찻집'에서 판매하는 음료들과 디저트. 벽면에는 금동 반가사유상·경천사지 십층석탑·백제금동대향로 등 대표 유물 이미지가 새겨있다. /사진=이디야커피

3층 '사유공간 찻집'은 이곳이 국립중앙박물관의 정체성을 살린 특화 매장임을 단번에 보여준다. 원래 개인이 운영하던 찻집 자리를 이어받아 찻집이라는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했다. 벽면에는 금동 반가사유상·경천사지 십층석탑·백제금동대향로 등 대표 유물 이미지가 새겨있다.

이곳의 주인공은 차 메뉴다. △대추·생강향이 어우러진 '사유의 릴렉싱티' △녹차와 쑥을 블렌딩한 '사유의 그린티' △고소한 '정담의 율무차' △새콤달콤한 '절제의 문경 오미자티' △'조화의 수정과 밀크티' 등 선택지도 다양하다. 사유의 방에서 전시를 보고 나온 뒤 차분하게 즐기기도 알맞다.

디저트 역시 전통 간식 위주다. 그래놀라와 그릭요거트·홍시를 담아낸 '홍시 그릭 단지'와 쑥절편을 눌러 구운 '쑥떡 와플' 등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들이 눈에 띈다. 알록달록한 '오색 꿀떡'은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고 전통다과세트는 여러 가지를 함께 즐기기 좋다.

주문하는 키오스크 앞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메뉴를 한참 들여다보는 모습도 이어졌다. /사진=이디야커피

한 층 아래 2층 '으뜸홀카페'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관람객이 가장 많이 이동하는 동선에 위치한 만큼 내부와 외부를 합쳐 80석이 넘지만 평일 오후나 주말에는 자리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다.

이곳에서는 '녹차 팥 팬케이크', '인절미 아이스크림 허니브레드'처럼 전통 재료가 가미된 서양식 디저트 메뉴들이 잘 나간다. 3층이 차와 전통 간식 중심이라면 2층은 조금 더 대중적인 메뉴 비중이 높은 편이다.

키오스크 앞에는 외국인 관람객들이 메뉴를 한참 들여다보는 모습도 이어졌다. 색다른 비주얼에 호기심을 가지며 고민하다가 또다른 외국인에게 "메뉴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따라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외부 테라스에는 음료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햇살을 즐기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외에도 '극장 용' 내부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이 따로 있고 푸드코트 옆에 한 곳이 더 있다. 이촌역과 연결된 지하 통로에서 나오자마자 초입에 있는 매장은 박물관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어 약속 장소처럼 활용되고 있었다.

오픈 초기 전체 매장들을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음료는 검은깨를 활용해 고소한 맛을 낸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다. '김부각 밀크셰이크'는 파격적인 구성의 단짠 조합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디저트 중에서는 '흑임자 증편'이 술빵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식감으로 잘 나간다.

이촌역과 연결된 지하 통로에서 나오자마자 초입에 있는 이디야커피 외부 매장은 박물관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어 약속 장소처럼 활용되고 있었다. /사진=이병권 기자.

이디야커피가 이처럼 국립중앙박물관 내 5곳에 대한 운영권을 낙찰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노하우'가 있다.

이디야커피는 이미 국립대구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만 판매하는 '수막새 마들렌'과 '월지차'는 로컬 한정판 메뉴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수차례 공유될 정도로 전통의 멋과 맛을 잘 풀어냈다.

국내 토종 커피 브랜드가 우리나라 대표 박물관에 들어섰다는 상징성도 있다. 이디야커피는 입찰 단계에서부터 메뉴개발팀을 필두로 한국적인 메뉴와 콘셉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전시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간별로 다른 콘셉트와 메뉴를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적 정서와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카페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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