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에 바뀐 옷장, 오버핏 대신 슬림핏

하수민 기자
2026.06.15 04:22

패션몰 관련상품 매출액 증가율 두자릿수 이상 ↑
체형관리·운동 관심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듯"

각 사 별 슬림핏 제품 판매량 증가율/그래픽=김현정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패션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한동안 유행한 오버핏 중심 스타일 대신 몸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는 슬림핏 의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너웨어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모습이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패션 플랫폼과 브랜드몰에서 슬림핏 관련 상품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선 올 1~5월 슬림핏 티셔츠 거래액은 224%, 슬림핏 블라우스는 112% 늘었다. 라인을 강조하는 아이템인 부츠컷 팬츠 거래액도 220% 증가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선 올 1~5월 '슬림핏'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세부적으로 슬림핏 블라우스는 283%, 슬림핏 반소매는 73% 각각 거래액이 증가했다. 이 기간 에이블리 앱 내 '슬림핏' 검색필터 이용횟수는 12% 늘었다. 특정상품을 넘어 슬림핏 스타일 자체를 적극적으로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브랜드몰에서도 관련 수요확대가 확인된다. 올 1~5월 LF몰의 슬림핏 키워드 관련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특히 봄·초여름 수요가 급증하면서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체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스타일이 확산하면서 이너웨어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LF몰의 '브라톱·끈나시' 카테고리 매출은 같은 기간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비만치료제 시장확대를 꼽는다. 체중감량에 성공한 소비자가 늘면서 몸매를 드러내는 스타일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체형을 가리기 위한 오버핏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달라진 체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수요가 확산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위고비와 마운자로 처방 건수는 80만건에 달했다. 특히 마운자로는 지난 3월 월간 처방 건수가 처음으로 20만건을 돌파했다.

해외에서도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가 나타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열풍으로 소비자들의 체형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의류업계의 반품·교환이 증가한다고 보도했다. 체중감량 이후 더 작은 사이즈의 옷을 구매하거나 기존 제품을 교환하는 사례가 늘어나서다.

패션업계는 이번 슬림핏 열풍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건강관리와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체형관리가 일상화한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린 현상으로 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몇 년간 이어진 오버핏 중심 트렌드가 점차 다양화하는 가운데 체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림핏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비만치료제 확산과 운동·헬스문화 성장 등이 맞물리며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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