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내벤처 44곳 분사…외부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

완성차 업체들이 사내벤처를 키우거나 외부 스타트업과 손잡는 사례가 급증세다. SDV(소프트웨어정의차량),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전환 등이 빨라지며 내부 연구개발(R&D)만으로는 기술변화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1일 현대차(607,000원 ▲10,000 +1.68%)그룹에 따르면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제로원 컴퍼니빌더'가 지난 1년간 육성한 3개 스타트업이 독립 기업으로 분사했다.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은 총 44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컴퍼니빌더를 통해 개발비로 최대 3억원을 지원하고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를 가능하게 해 창업 부담을 줄이는 등 사내 벤처 육성에 적극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6에서 사내 스타트업과 액셀러레이터, 현대 크래들 협업 스타트업 등 총 10곳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차량 금융, 배터리 소재 분야 스타트업 투자에도 참여했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거점인 '현대 크래들'은 미국, 독일,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에서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현대차그룹이 스타트업 육성과 협업에 공들이는 이유는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제조업 특유의 생산 효율과 품질 관리, 공급망 운영에서 전동화, 소프트웨어, AI 등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 같은 추세는 해외 완성차 기업들의 스타트업 협업에서도 확인된다. BMW는 '스타트업 개러지'를 통해 스타트업 기술을 검증한 뒤 장기 협력사로 키우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스타트업 아우토반'으로 소프트웨어와 전동화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토요타는 우븐캐피털을 통해 모빌리티와 AI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스타트업 생태계 내 '제조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완성차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랫폼으로 설계·해석 시뮬레이션 과정을 지원하는 제조 AI 스타트업 솔버엑스의 최윤영 대표는 "최근 전동화 전환으로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설계 예측에 AI를 동원하려고 하면서 관심도가 커졌다"며 "프랑스, 독일 등 완성차 업체와도 NDR(투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 출신 인재가 외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현대차에서 자율주행 선행개발을 담당했던 연구원들이 2018년 창업한 기업이다. 레벨4 자율주행 셔틀과 자율주행 솔루션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며 국내 대표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 평가에 현대차와 나란히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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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는 완성차 업체가 혁신을 빠르게 흡수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기술 내재화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병행하는 흐름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