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이 태광그룹 편입 이후 사업 재편과 조직 안정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 AK홀딩스와 태광산업이 임직원 고용 승계를 주요 조건으로 합의한 데 이어 올해 첫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도 무분규로 마무리되면서 고용 안정과 사업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이다. 스킨케어 브랜드 '원씽(ONE THING)' 흡수합병까지 마무리하며 성장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김상준 대표이사와 김혁중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이로써 회사는 2003년 이후 24년 연속 무쟁의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노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공동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임직원 복지 증진과 근무환경 개선, 건강한 기업문화 조성에도 함께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임단협은 지난 3월 태광그룹 편입 이후 처음 체결된 협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태광그룹은 인수 이후 급격한 조직 개편보다 안정적인 연착륙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기존 사옥은 약 1년간 그대로 유지하고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사명도 3년간 '애경산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애경 브랜드 사용에 따른 별도 로열티도 지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단협 체결식에서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는 "24년 연속 무쟁의 기록은 노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용 안정과 상생 협력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과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노사 안정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본격화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 15일 자회사 원씽 흡수합병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원씽은 별도 법인에서 애경산업 브랜드로 편입돼 운영되며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 영업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핵심 스킨케어 브랜드로 육성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애경산업의 체질 개선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생활용품과 AGE20'S 등 색조·베이스 메이크업 중심으로 성장해 온 사업 구조를 스킨케어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K뷰티 시장에서 스킨케어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씽은 애경산업이 2022년 인수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병풀' 등 원료 중심 제품으로 인지도를 확보해 왔으며 클렌저와 크림 등 제품군을 확대해 객단가와 수익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조직 개편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최근 스킨케어 사업부를 신설하고 화장품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는 등 브랜드별 전략 수립과 제품 개발,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태광그룹 편입 이후 제시한 '2028년 화장품 매출 비중 50%' 목표 달성을 위한 첫 실행 과제로도 평가된다. 생활용품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마진 스킨케어 비중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