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7일 대상, 삼양사,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4개 기업의 지난 2018년부터 7년여간 식품업체와 제지사 등 사업자 간 거래에 적용되는 전분 및 전분당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 과징금 7476억원을 부과하자 해당 기업들은 즉각 반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삼양사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시장 관행 및 거래 환경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가격 정책과 영업활동 전반에 대한 내부 기준과 의사결정 절차를 다시 점검하고, 관련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상과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다른 기업들은 공식 입장문을 내진 않았지만 "이번 사안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며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공정위는 이날 "담합으로 평균 전분당가 73% 인상돼 최종 소비자에 대한 물가 인상 요인이 전가됐다"며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금액을 부과했다.
업계 일각에선 기업들이 담합 등 분명히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반성을 해야 하는 것과 별개로 역대 최대 규모로 부과된 과징금이 과하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보다 과징금이 많은 탓에 앞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상은 지난해 영업이익 1505억원을 벌어들였는데 과징금은 2341억원을 부과 받았다. 삼양사와 사조CPK는 각각 영업이익의 3배와 6배 수준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 정도만 과징금 부과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에선 "과징금 내려다 기업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공정위가 담합 등 법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해도 기업들은 이의신청을 비롯해 행정 소송 등을 통해 과징금을 줄일 수 있다. 실제 수년에 걸쳐 진행된 소송에서 감액이나 취소 처분된 사례들이 많다.
2021년 고철 구매 담합으로 49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한국철강은 불복 소송을 제기해 4년만인 지난해 약 100억원을 감액 받았다. 또 삼성웰스토리에 급식 물량을 몰아줬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삼성그룹 계열사에 부과한 2300억원대 과징금이 지난 4월 법원에서 취소 처분된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산란계협회를 비롯해 많은 협회·단체나 기업들이 이의신청을 통해 공정위의 제재 처분에 대해서 다시 심의를 요청하는 사례가 나온다"며 "이번 역대 최대 과징금 역시 해당 기업들이 과하다고 판단된다면 이의신청 등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최종 과징금 결정까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